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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4차례 추가 발사… 2031년 달착륙선 보낸다

입력 | 2022-06-22 03:00:00

[누리호 발사 성공]
내년 발사할 3호기는 이미 조립중, 신뢰성 확보해 민간에 기술이전
내년부터 9년간 2조 가까이 투입 ‘2단형 차세대 발사체’ 개발 추진



21일 발사된 누리호에서 분리된 2단을 누리호에 달린 카메라가 촬영한 모습. 그 뒤로 지구가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유튜브 캡처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1일 2차 발사에 성공하면서 누리호 고도화 사업과 차세대 발사체 개발 등 후속 우주 사업도 탄력을 받게 됐다.

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따르면 누리호는 이번 발사에 이어 내년부터 2027년까지 6873억 원을 투입해 4차례 더 발사된다. 반복 발사를 통해 신뢰도와 안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발사체 기술을 민간에 이전해 관련 기업과 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누리호의 신뢰를 높이는 고도화 사업은 이미 진행 중이다. 항우연은 내년에 발사될 3호기 조립을 진행하고 있다. 고도화 사업을 통해 누리호는 2023년 차세대 소형위성 2호, 2024년 초소형 군집위성 1호, 2026년 초소형 군집위성 2∼6호, 2027년 초소형 군집위성 7∼11호를 순차적으로 싣고 우주로 향할 예정이다. 장영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체계개발부장은 “현재 정해진 탑재체 외에 추가 탑재체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한국형 최초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성공적으로 발사된 21일 전남 고훙 나로우주센터 발사통제동에서 연구원들이 환호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이와 함께 누리호의 성능을 뛰어넘는 2단형 차세대 발사체를 개발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5월 9일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대상에 선정됐다. 2023년부터 2031년까지 9년간 1조933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발사체가 개발되면 2031년 우리 기술로 만든 한국형 달 착륙선을 달에 실어 보내는 첫 임무에 나선다.

차세대 발사체는 액체산소와 케로신(등유)을 사용하는 2단형 발사체로 개발된다. 1단 엔진은 100t급 추력을 내는 다단연소사이클 방식 액체엔진 5기를 묶는 클러스터링 방식으로 설계돼 총 500t의 추력을 낸다.

권현준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차세대 발사체 개발을 통해 본격적인 우주탐사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설계 단계부터 민간이 참여하는 첫 발사체 개발 사업으로 민간의 발사체 개발 역량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발사체 개발과는 별도로 8월에는 한국의 첫 달 궤도선 ‘다누리’가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두려움에 떨며 엔진 연소시험”… 12차례 설계 바꿔


고정환 개발본부장 “끝 아닌 시작”
2014년 연소불안정 현상 발생
16개월간 엔진 33기 만들며 극복
개발서 성공까지 12년3개월 걸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은 끝이 아닌 시작입니다. 이번 발사를 계기로 우주 꿈나무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사진)은 21일 누리호 2차 발사 결과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누리호는 2010년 3월 개념설계를 시작한 뒤 발사 성공까지 12년 3개월이 걸렸다. 2014년 10월 누리호의 심장 격인 75t 액체엔진을 처음 시험하던 중 연소불안정 현상이 발생한 것은 가장 괴로웠던 순간으로 꼽힌다. 원인을 알기 어렵고 해결 방법도 마땅치 않아 엔진 설계를 12번이나 바꿔 16개월 만에 극복했다. 무려 33기의 엔진을 만들어 시험하는 과정을 거쳤다. 시험 횟수만 184회, 누적 연소시간은 1만8290초에 달한다. 7t 액체엔진도 12기를 만들어 103회 동안 2만70초를 태운 끝에 지금의 신뢰성을 얻었다. 고 본부장은 개발과정을 ‘어려움이 연속된 시기’라고 표현하며 “75t 엔진 연소시험을 할 때는 두려움에 떨기도 했다”고 말했다.

75t 엔진 검증에 성공한 뒤에도 엔진 4기를 묶는 클러스터링 기술 검증과 부품 문제로 첫 발사가 8개월 미뤄졌다. 2021년 10월 첫 발사에서는 목표 고도인 700km에 위성모형을 투입하는 데 성공했으나 목표 속도에 도달하지 못해 임무에는 실패했다. 3단 산화제탱크 누설로 목표 연소시간을 채우지 못했다. 이번 2차 발사에 쓰인 누리호는 산화제탱크 내부 보강 작업 등을 거쳤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reborn@donga.com
고흥=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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