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병수당’ 내달 전국 6곳 시범사업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다음 달 4일부터 1년 동안 서울시 종로구, 경기도 부천시, 충청남도 천안시, 전라남도 순천시, 경상북도 포항시, 경상남도 창원시 6개 지역에서 시행할 1단계 상병수당 시범사업 계획을 보건복지부에 보고받고 이를 논의했다고 15일 밝혔다. © News1
○ 6개 시군구부터 시작…2025년 전국 확대 계획
아픈 근로자들이 받는 수당은 최저임금의 60%로 결정됐다. 올해 하루 최저임금(7만3280원)을 적용하면 하루 4만3960원을 최대 120일간 받을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상병수당 지급 방식과 기간은 지역에 따라 다르다. 시범사업에서 여러 모형을 시험해 최적의 제도를 찾기 위해서다. 일례로 부천시, 포항시는 아프기 시작한 뒤 8일째부터 최대 90일 동안 상병수당을 받을 수 있다. 제도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첫 7일을 ‘대기기간’으로 정했다. 종로구와 천안시는 대기기간이 14일로 더 길지만, 15일째부터 최장 120일 동안 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순천시와 창원시는 대기기간이 3일로 짧지만 입원 치료 기간에만 수당을 준다.
○ 쉬어도 일자리 잃지 않도록…‘병가 법제화’ 필요
전문가들은 상병수당 제도와 함께 ‘아프면 쉬는 문화’가 함께 정착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상병수당을 주더라도 쉬고 나서 돌아갈 일자리가 없다면 ‘그림의 떡’일 뿐”이라며 “무급이라도 병가 제도를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픈 근로자에게 수당을 주기에 앞서 법적으로 쉴 권리를 보장하자는 얘기다.
실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0년 내놓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사업장 가운데 무급이라도 병가를 쓸 수 있는 곳은 전체의 46.4%에 불과했다. 특히 9인 이하 사업장은 병가 사용가능 비율이 16.5%에 그쳤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상병수당 이외에 다양한 방안을 고민해 아프면 쉴 수 있는 제도적, 문화적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