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들, 매장 차별화 잰걸음 건물 전체를 스튜디오처럼 꾸미고 아동 게임 공간에 패션 컨설팅까지 체류시간 늘리는 시음장-박물관도
유통업계가 오프라인 매장 차별화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라의 체험형 매장.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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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거리 두기 해제에 맞춰 매장 차별화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년간 비대면 확산으로 위축됐던 화장품·패션 매장 등의 ‘보복 리모델링’은 물론이고 이색 경험으로 고객과 친밀도를 높이려는 브랜드들의 ‘경험 소비’ 전략이 맞물리며 봄여름 외출객들의 발길도 바빠지고 있다.
○ 고객 맞춤공간-편의 늘린 ‘쇼퍼 친화’ 전략
글로벌 SPA 브랜드 자라는 20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1, 2층에 세계에서 네 번째 ‘체험형 매장’을 리뉴얼 오픈했다. 스페인 마드리드, 일본 긴자,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이어 온·오프라인이 연동되는 옴니채널 매장을 연 것.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원하는 제품 위치를 확인하거나 피팅룸을 예약할 수 있다.새로운 쇼핑 경험과 공간은 빼곡한 진열로 고객보다 제품이 주인공이었던 SPA 매장 특유의 분위기를 바꿔놨다. ‘뷰티 존’에서는 증강현실(AR) 필터가 장착된 태블릿을 통해 실제 메이크업을 한 것처럼 3차원(3D)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아동복 피팅룸 옆에는 아이들이 지루해하지 않도록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디지털 플레이그라운드’를 마련했다. 1층 피팅룸 40%는 전 세계 자라 매장 최초로 피팅 인증샷을 남길 수 있는 ‘스페셜 피팅룸’으로 꾸며 6주마다 새로운 테마로 바꾼다.
신세계백화점 뷰티편집숍 시코르는 방문 고객 80%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고객인 강남역점을 리뉴얼하며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했다. 개인 특성에 맞는 퍼스널 컬러를 진단해주는 ‘시코르 컬러 스튜디오’에서 고객별 맞춤 메이크업과 헤어 컬러, 패션 스타일을 컨설팅 해주고 네일 케어도 받을 수 있다. 전문가에게 두피·모발 상태를 진단받고 헤드스파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알뜰족을 위해 강남 한복판에서 물건을 최대 70% 할인하는 아웃렛 코너도 마련했다.
○ 득템력 자극하는 팝업스토어 ‘경험 소비’
소비자와의 접점에 목마른 브랜드들은 전에 없던 경험을 ‘창조’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바이럴 마케팅을 위해 단순히 점포 일부 공간을 ‘포토스폿’으로 꾸몄던 과거와 달리 아예 건물 전체를 스튜디오처럼 리모델링하거나, 다른 곳에서 살 수 없는 이색 상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특히 운영 기간이 제한적인 팝업스토어들은 MZ세대의 ‘득템력’을 자극하고 있다. 광고 로드중
유통업계가 오프라인 매장 차별화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왁(WAAC)의 헬로키티 팝업스토어. 각 사 제공
유통업계가 오프라인 매장 차별화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씰리의 매트리스 팩토리. 각 사 제공
○ 단순 쇼핑을 넘어 생활-문화 공간으로 변신
일상과 여행 회복 물결을 준비하고 있는 대형마트와 면세점들은 각각 여가와 전통문화를 매개로 소비자 체류 시간 늘리기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최근 젊은 여성층까지 풋살을 즐기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트렌드를 반영해 지난주 송파구 제타플렉스 잠실점 옥상에 1300m²(약 400평) 규모의 풋살 경기장을 열었다. 고객 참여를 이끌어내고 매장으로 방문을 유도하면서 체류 시간을 늘리는 전략이다. 이 밖에 다양한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보틀벙커 ‘테이스팅탭’, 롤러장 등 엔터테인먼트 공간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국립중앙박물관과 손잡고 서울 중구 본점 매장 10층에서 반가사유상, 정조대왕의 화성행차 등 전통문화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미디어파사드를 운영하기로 했다. 풀무원은 한국 김장 문화를 알려온 국내 최초 식품박물관 ‘뮤지엄김치간’ 운영을 지난주부터 재개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트렌드에 발맞춘 신생 공간에서 문화와 경험을 소비한 방문객들은 그 브랜드와 친밀해진다”며 “브랜드 팬덤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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