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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밀 수출 금지에 국제 밀 가격 ‘급등’

입력 | 2022-05-17 03:00:00

러, 우크라 침공에 印 ‘식량안보’ 선언
CBOT 선물 가격 두 달 만에 최고치




인도 정부의 전격적인 밀 수출 금지 발표 이후 국제 밀 가격이 급등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발생한 전 세계 밀 공급 부족 현상이 각국 식량보호주의로 번지며 세계 곡물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BOT) 밀 선물가격은 장 중 부셸당 12.475달러로 5.9% 올라 두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도는 유럽연합(EU)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밀 생산국이다.

그동안 인도는 전 세계 밀 수출량의 4% 정도를 수출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세계 밀 수출량의 25%가량 차지하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밀 공급에 차질을 빚자 인도 밀 수출량이 급증했다. 올 4월 인도는 지난해 동월 대비 5배 이상 늘어난 밀 140만 t을 수출했다.

밀 수출이 늘고 국제 밀 가격이 연초보다 40% 이상으로 뛰자 인도 대외무역총국(DGFT)은 식량안보를 이유로 13일 밤 곳간 문을 닫았다. 블룸버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밀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나온 수출 금지 발표는 시장에 충격을 줬다”고 전했다.

인도가 식량보호주의를 세계로 확산시키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도 밀 수출 금지 발표가 예년에 나왔다면 시장에 주는 충격은 미미했겠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올해 상황은 다르다는 것이다.

다만 인도는 정부 허가 물량은 수출할 수 있다는 등 여지를 남겼다. 이날 세계 최대 밀 수입국에 속하는 이집트는 밀 50만 t을 수입하기로 인도 정부와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집트 정부는 “국가 간 합의이기 때문에 인도 밀 수출 금지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