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마을. 2022.5.1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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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급증세로 윤석열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지원을 공식 제의한 가운데 미국도 북한 백신 지원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전문가들은 북한 코로나19 확산이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확산되면서 극심한 식량난이 악화되는 등 대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13일(현지 시간) 북한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백신 지원에 대한 동아일보 질의에 “북한 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백신 지원은 물론 북한 내 취약 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대해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코백스(COVAX·국제 백신 공동 구입 프로젝트)에는 대부분 미국이 기부한 수십억 도스의 화이자 백신이 배정돼 있다”며 “코백스가 백신을 북한에 배정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했다. 코백스는 올해 북한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28만8800회분을 배정했으나 북한은 부작용 등을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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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도 14일 공동성명에서 “불법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자국민 복리보다 우선시하는 북한의 선택으로 인한 인도주의적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북한이 조속히 국제 인도적 기구의 접근을 허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G7 외무장관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제재결의안과 관련한 품목에 대한 예외를 승인한데 대해서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과 관련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위한 제재 면제를 신속하게 승인한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코로나19 확산이 33만 명의 아사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1990년대 ‘고난의 행군’과 같은 인도주의적 재앙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길버트 번햄 존스홉킨스대 공중보건대 교수는 미국의소리(VOA)에 “북한의 취약한 공중보건 역량과 주민들의 건강 상태를 감안할 때 백신 접종을 통한 면역 없이는 매우 심각한 사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홍콩대 벤 코울링 교수도 영국 BBC에 “중국 상하이(上海)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막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보여준다”며 “북한에선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것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특히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면 농업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한만큼 가뜩이나 심각한 북한의 식량난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식량계획(WFP)은 2019년 북한 주민 2500만 명 중 1100만 명이 영양실조 상태일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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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