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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앞-강남역 2년만에 불야성… “맘껏 즐길 것” 클럽 앞 긴줄

입력 | 2022-04-20 03:00:00

거리두기 풀린 도심 유흥가 가보니



클럽 입장 기다리는 고객들 18일 밤 12시경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 한 클럽 앞에서 손님들이 줄을 선 채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첫날인 18일 밤 홍대입구역 근처나 강남역 인근을 비롯해 서울 곳곳의 거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약 2년 만에 불야성을 이뤘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2년 만에 거리 두기가 풀렸는데 월요일 밤이라는 게 대수인가요?”

19일 오전 1시경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 한 클럽. 클럽 앞에 줄을 선 직장인 김모 씨(27)는 일행 3명과 함께 춤추고 노래하며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 씨는 들뜬 표정으로 “밤을 새우고 출근하더라도 오늘은 마음껏 즐길 생각”이라고 했다.
○ 2년 만에 도심 유흥가 불야성
18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자 서울 홍대입구역 근처 골목과 강남역 인근의 클럽 및 술집은 자정이 넘은 시각에도 북새통을 이뤘다. 20∼30명이 줄서서 입장을 기다리는 가게가 부지기수였다.

“오랜만에 거리 두기도 해제됐는데 놀다 가라”며 호객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보였다. 이날 술집을 찾은 대학생 정형근 씨(24)는 “그동안 늦은 시간까지 놀고 싶어도 여는 곳이 없었는데, 이제 마음 편히 놀 수 있다”며 거리 두기 해제를 반겼다.

심야 영업을 재개한 노래방도 손님맞이에 분주했다. 서울 강남구의 한 노래방은 19일 오전 1시를 넘긴 시각에도 방마다 8∼10명씩 들어차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노래방 업주는 “지난주 월요일에 비해 매출이 3배 이상으로 늘었다”며 기뻐했다.

영업시간 제한으로 몰래 영업을 이어왔던 일부 클럽은 ‘정상 영업’을 하게 됐다. 강남의 한 클럽 직원 김모 씨(34)는 “단속반이 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건물 밖에 차를 대 놓고 망을 보며 비밀리에 심야 영업을 했다”고 털어놓으며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고 했다.

갑작스러운 변화가 우려스럽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18일 밤 12시경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 A 씨는 “첫날부터 이렇게 풍경이 달라질 줄 몰랐다”며 “아직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매일 10만 명 안팎으로 나온다는데 마스크를 계속 잘 쓰고 조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또 영업 제한할지 몰라” 불안도
자정 이후 영업을 재개한 자영업자들은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서울 강남구에서 24시간 문 여는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 씨(60)는 “하루 사이 매출이 늘긴 했지만 아직까지 코로나19 이전에는 못 미친다”고 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민시헌 씨(50)는 “자정을 넘겨도 많은 손님이 찾아오는 것이 반갑다”면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 언제 또 영업 제한이 재개될지 모른다”며 불안해했다.

일부 식당들은 야간에 일할 직원을 미리 구하지 못해 일찍 문을 닫았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문영태 씨(45)는 “심야 직원 시급을 1만2000원까지 올려 구인 공고를 올렸지만 결국 아르바이트생을 구하지 못했다”며 “일할 사람이 없어 밤 12시에 문을 닫을 것”이라고 했다.

이창호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언제 거리 두기 규제가 재개될지 모른다’는 불안도 있고, 일할 직원을 급히 구하지 못한 자영업자도 적잖아 야간 영업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