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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의 뜨거운 방망이, 예고된 작별이 아쉬울 뿐

입력 | 2022-04-19 13:31:00


예고된 작별이 벌써 아쉬울 정도로 기량은 여전히 정상급이다.

롯데 자이언츠의 영원한 4번타자 이대호가 변함없는 타격 기술로 자신의 마지막 시즌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다.

이대호는 18일까지 팀이 치른 13경기에 모두 나서 타율 0.383(47타수 18안타)을 기록 중이다.

아직 시즌 초반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무척 이상적인 기록이다. 타율은 전체 타자 중 단독 6위, 안타는 공동 6위에 해당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스트라이크 존의 정상화를 표방하면서 리그 전체 3할 타자가 14명에 그치고 있는데, 이중 한 명이 불혹의 이대호다.

전성기에 비해 힘은 분명 떨어졌다. 그러나 오랜 기간 닦은 기술과 타고난 유연성은 ‘역시 이대호’라는 찬사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특유의 배트 컨트롤로 현재까지 삼진은 4개에 불과하다. 50타석 이상을 소화한 3할 타자 중 삼진이 5개 미만인 선수는 전 구단을 통틀어 이대호가 유일하다.

그렇다고 파워가 완전히 실종된 것도 아니다. 이대호는 지난 17일 KT 위즈전에서 마수걸이 홈런을 신고했다. 젊은 선수들도 버거워 하는 높아진 사직구장의 담장을 이대호는 힘으로 정복했다. 타이밍만 맞으면 언제든지 홈런을 칠 수 있다는 증거다.

15년 가량 해결사를 담당한 덕분인지 박빙의 순간에는 더욱 강하다. 득점권 타율은 0.200(10타수 2안타)로 아쉬운 편이지만, 1점 지고 있을 때 타율은 0.417(12타수 5안타)로 올라간다. 1점차의 근소한 리드를 유지할 때도 0.455(11타수 5안타)의 고타율을 자랑한다.

시즌 초반 롯데는 약체라는 예상을 뒤집고 7승6패로 5할 승률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큰 기대를 모은 외국인 타자 DJ 피터스(타율 0.125·48타수 6안타)가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떠나는 이대호와 그의 후계자인 한동희(타율 0.386·10타점)가 타격을 쌍끌이 하는 모양새다.

이대호의 화려했던 선수 생활은 올 시즌 종료와 함께 마침표가 찍힌다.

전대미문의 타격 7관왕과 일본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이라는 남부럽지 않은 이력을 지닌 슈퍼스타는 마지막 시즌도 허투루 치를 생각이 없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