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품 사용규제 시행을 이틀 앞둔 30일 광주 북구청 청소행정과 자원순환팀 직원들이 구내 한 커피 전문점에서 ‘매장 내 일회용품 금지’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News1 DB
“편의점도 오늘부터 매장 안 일회용품 사용이 부분적으로 제한된다고요?”
부산의 한 편의점 직원 김모씨(20대)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즉석식품에 대해 일회용품 사용을 할 수 없다는 기자의 말에 깜짝 놀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가 근무하는 편의점에는 매대에 진열된 컵라면, 도시락, 삼각김밥 외에 조각치킨, 핫도그, 만두, 핫바 등의 즉석식품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제한되는 일회용품은 Δ일회용 컵(합성수지·금속박 재질) Δ일회용 접시와 용기 Δ일회용 수저 Δ일회용 포크·나이프 Δ일회용 비닐식탁보 Δ일회용 나무젓가락 Δ일회용 이쑤시개 등 18개 품목이다.
1일 환경부에 따르면 컵라면과 도시락 등 포장돼 납품받는 상품은 편의점 매장에서 취식할 때 나무젓가락 등 일회용품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즉석식품을 먹을 때는 일회용품을 사용할 수 없다.
이같은 환경부의 복잡한 규제에 편의점 업계는 ‘뭐가 뭔지’ 혼란스럽다는 입장이다.
직원 김씨는 “전혀 몰랐다. 사장님도 아마 이런 사실을 몰라 직원들에게 알려주지 않은 것 같다. 그럼 앞으로 쟁반이나 쇠로 된 수저를 구비해놔야 하냐”고 반문했다.
휴게음식업으로 등록된 편의점 업주 정모씨(40대)도 “본사에서 아직 아무런 공문이 내려오지 않아 전혀 몰랐다. 주변에 학원이 많아 매장에서 즉석식품을 먹는 학생들이 많은데, 안내해도 이런 내용을 이해할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편의점 외부에 마련된 간이 테이블에서 즉석식품을 취식할 때도 1회용품을 사용할 수 없다.
이에 편의점 업주 김모씨(60대)는 “코로나 이후 일회용품 사용이 남발되는 것은 맞으나 이번 규칙은 너무 복잡하고 헷갈린다”며 “모든 상품에 일률적으로 규제를 적용하는 게 더 나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카페 등 식품접객업 매장 안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재개된다.
다만 정부는 규칙 재개를 앞두고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일회용품 사용을 원하는 소비자와 매장 직원 및 업주들의 갈등이 예상되자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계도 위주로 운영하기로 했다.
(부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