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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에 없던 일 된 ‘박범계 수사지휘권 발동’

입력 | 2022-04-01 03:00:00

추미애 장관때 총장지휘권 박탈된 윤석열 가족-한동훈 관련 6개사건
朴, 김오수 지휘가능하게 복원 지시…“韓 무혐의 막으려는 것” 논란 일자
“오해 우려가 있어 논의 중단” 밝혀…檢안팎 “韓 중앙지검장 임명 차단용”




박범계 법무부 장관(사진)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가족 및 측근 등이 연루된 6개 사건과 관련해 김오수 검찰총장의 지휘가 가능하도록 수사지휘권 발동을 추진했지만 하루 만에 무산됐다. 정치권 등에서 총장 지휘권 복원이 윤 당선인의 측근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막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자 논의를 중단한 것이다.

법무부는 31일 “추미애 전 장관이 두 차례에 걸쳐 배제하도록 했던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전체 사건에서 원상 회복시키고자 검토하던 중 오해의 우려가 있어 논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출근 후 검찰총장이 배제된 6개 사건을 지휘, 감독할 수 있도록 하는 수사지휘 서신을 준비하라고 검찰국에 지시했다. 사건에는 윤 당선인의 부인 김건희 씨가 연루 의혹을 받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신라젠 취재 의혹’에 연루돼 고발당한 한동훈 검사장 사건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검찰 안팎에선 박 장관이 김 총장을 통해 한 검사장 무혐의 처분을 막기 위해 지휘권을 복원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사건을 수사해 온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수사팀은 최근까지 한 검사장을 무혐의 처분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검찰 지휘부에선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마치기 전까지 사건을 종결해선 안 된다고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2020년 7월 이 사건에 대해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 당선인의 지휘 권한을 배제하며, 한 검사장이 윤 당선인의 측근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이후 장관과 총장 모두 교체됐지만 검찰총장의 지휘권은 회복되지 않았다.

검찰 안팎에선 새 정부 출범 후 한 검사장이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왔다. 자기 사건이 있는 서울중앙지검의 수장으로 가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사건 종결을 막으려 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검찰이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무혐의 처분을 내리려는 것조차 수사지휘권을 동원해 막으려는 건 결국 직권남용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박 장관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선거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대선 전에는 검토할 수 없었다. 대선이 끝났고 지금은 이야기할 시점이 됐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이날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권에 대해 “정치권력이 장관을 통해 검찰을 장악했던 악습을 끊어 검찰의 정치 중립성을 보장하는 한편으로 국회를 통해 검찰을 민주적으로 통제하겠다는 것”이라며 폐지 방침을 재확인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