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정 성파 스님이 3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 추대법회에서 봉정받은 불자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2.03.30.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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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문은 많이 준비했는데 양산 통도사에서 여기까지 오는 동안 싹 잊어버렸다.”
30일 서울 조계사에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宗正) 추대법회에서 법어(法語)를 시작한 성파 스님(82)의 말이다. 쉽지 않은 법어를 예상했던 참석자들 사이에서 큰 박수와 웃음이 터져 나왔다. 성파 스님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할 수 있는 말로 법어를 대신하겠다”며 조계종의 전통문화 수호와 불자의 책임 등을 강조했다.
“계절의 봄은 왔는데 인간의 마음은 왜 그리 냉각돼 꽃을 못 피우는지…. 따뜻한 화합의 기운으로 인간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울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게 불자의 임무와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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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는 불교식 의례에 이어 총무원장 원행 스님의 봉행사, 원로회의 의장인 세민 스님의 추대사, 전국비구니회 회장인 본각 스님의 헌사 등이 이어졌다. 천주교 종교간대화위원장인 김희중 대주교와 이범창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 등 이웃종교계와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여영국 정의당 대표 등 3000여명이 참석했다.
조계종 헌법인 종헌에 따르면 종정은 종단의 신성을 상징하며, 종통을 승계하는 최고 권위와 지위를 갖는다. 임기는 5년이며 한 차례 중임할 수 있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