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로농구 무대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는 선두 SK의 포워드 안영준(27·196㎝)이다. 김선형(34·가드), 자밀 워니(28·센터) 등 주축들이 5일 LG전에서 나란히 부상을 당해 전력에 타격을 입을 뻔했지만 난세의 영웅처럼 등장한 안영준 덕에 안정을 찾았다.
안영준은 김선형, 워니 없이 치른 최근 5경기에서 4경기 연속 20점 이상을 기록하는 등 ‘평균 21점’으로 용병 같은 활약을 펼쳤다. 안영준 덕에 SK(37승 11패)도 5경기에서 3승 2패로 선방하며 2위 KT(30승 15패)에 5.5경기차로 여유롭게 앞서있다. SK의 정규리그 자력 우승까지 2승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17일 동아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안영준은 “선형이 형 등 주축들의 부재로 위기감이 감돌았다. 하지만 이때 ‘나도 이정도 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안영준은 “사실 부상 없이 뛰고 있다는 게 가장 뿌듯하다. 과거에는 승부욕이 앞서다 무리한 동작을 해 부상을 많이 당한 것 같다. 부상 없이 뛰어야 기록도 따라온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이제 노련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입대 전’, ‘분유 버프(버프는 게임에서 캐릭터 능력치를 증가시키는 효과를 의미)’ 등 운동을 잘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여럿 갖고 있는 안영준의 남은 목표는 팀의 ‘통합우승’이다. 데뷔시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했지만 이후 4년째 이 경험을 못해봤다.
‘입대 전 챔프전 우승’은 안영준의 대학(연세대) 동기기도 한 최우수선수(MVP) 출신 허훈(27·KT)이 올 시즌 대놓고 밝혀 온 목표기도 하다. 입대시기를 고민해왔던 허훈도 ‘올 시즌 이후’로 정하고 팀의 창단 첫 챔프전 우승이 목표라고 밝혀왔다. 안영준은 “데뷔시즌에 (한번뿐인) 신인왕 타이틀도 내가 가져갔다. 이번시즌 우승도 내가 다 가져가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