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쪽 외곽 소도시 이르핀에서 파괴된 다리를 바라보고 있는 시민들. ⓒ(GettyImages)/코리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쪽 외곽 소도시 이르핀에서 피란길에 올랐던 아이 2명과 엄마 등 민간인 8명이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사망했다.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마르쿠신 이르핀 시장은 이날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러시아군이 인근 도시로 대피하려던 마을 주민에게 포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러시아군의 박격포 공격으로 총 8명의 민간인이 시내에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르핀 등 키이우 북쪽 도시 거주민들은 러시아군의 진격 때문에 남쪽으로 피란을 가고 있다. 다른 다리들은 러시아군의 침입을 막기 위해 미리 파괴했기에 피란민들은 오래 사용하지 않은 낡은 다리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이 다리는 사방으로 노출돼있어 러시아군의 포격을 피할 수 없었기에 결국 한 가족이 희생됐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쪽 외곽 소도시 이르핀 길가에 버려져 있는 유모차. ⓒ(GettyImages)/코리아
NYT는 희생된 두 아이와 엄마가 길거리에 처참히 쓰러져 있는 모습도 담았다. 이 가족과 함께 있던 지인인 성인 남성은 주위에 있던 우크라이나군이 살리려 애썼지만 결국 사망했다고 CNN은 전했다. 피란 짐이 주변에 흩어져있고 그들의 반려견만 시신 주위를 맴돌며 짖고 있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에서 얼마나 많은 가족이 이렇게 사망했느냐”며 “우리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사법재판소(ICC)는 지난주 우크라이나의 도발이 없는 상황에서 이뤄진 러시아의 침공에 대해 즉시 전쟁범죄 여부를 조사할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쪽 외곽 소도시 이르핀에서 러시아군의 침공으로 인해 파괴된 건물들. ⓒ(GettyImages)/코리아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