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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담뱃불 등 실화 추정… 강릉은 “주민들 날 무시” 60대 방화

입력 | 2022-03-07 03:00:00

[경북-강원 산불]
울진 최초 발화지점 차량 3대 통과
“길가서 불나… 자연발화는 아닌듯”
강릉 용의자 모친, 대피하다 사망



4일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일대에서 발화한 산불이 번지기 시작하는 모습이 담긴 CCTV 화면. 독자 제공


4일 경북 울진군에서 시작돼 강원 삼척시로 번진 역대급 산불은 북면 두천리의 한 도로변 야산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산불 원인은 조사 중이지만 산림당국은 실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6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산림청 관계자들은 울진군 북면 두천리 야산을 최초 발화 지점으로 보고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산림청은 산불 진압이 끝나는 대로 경찰청, 소방청과 함께 산불 원인을 정밀 조사할 예정이다.

산림당국은 실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동아일보가 화재 당일 최초 발화 지점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연기가 나기 직전인 오전 11시 6분부터 14분까지 차량 3대가 인근을 지나가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이어 오전 11시 14분에 연기가 피어올랐고 불과 7분 후인 21분 불길이 산 전체로 번지기 시작했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6일 브리핑에서 “길가에서 발화했기 때문에 담뱃불이나 기타 불씨로 인한 실화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현장을 직접 조사한 권춘근 국립산림과학원 박사도 “자연발화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고 했다. 경찰은 화재 직전 지나간 차량과 운전자를 확인하는 중이다.

한편 5일 강릉시 옥계면에서 발생해 강릉과 동해 지역으로 확산된 산불은 방화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남성 A 씨는 5일 오전 1시 8분경 자신의 집 등에 토치로 불을 붙여 화재가 발생했다. 불길은 강풍을 타고 급속히 확산돼 6일 오후 4시까지 1994ha(여의도 면적의 약 7배)의 산림을 태웠다.

경찰은 A 씨를 붙잡아 현주건조물방화 등의 혐의로 6일 구속했다. A 씨는 조사에서 “주민들이 오랫동안 나를 무시해 범행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동이 불편했던 A 씨의 어머니(86)는 대피하던 중 넘어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울진=남건우 기자 woo@donga.com
동해=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