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4]사전투표 첫날 17.57% 역대 최고
제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3일 오후 서울 성동구 옥수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성동구청 제공) 2022.3.3/뉴스1
3·9대선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오전 6시부터 매 시간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 기록을 이어간 것은 여야가 예측불허의 팽팽한 양강 구도 속에 치열하게 세 결집에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으로 치달으면서 유권자들의 ‘분산 투표’ 경향이 커진 것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4일 오후 6시까지 집계된 첫날 최종 사전투표율은 17.57%로 2020년 4·15총선 첫날 (12.14%) 대비 5.43%포인트 오르며 전국 단위 사전투표가 실시된 2014년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7년 19대 대선 첫날(11.70%)과 비교해서도 5.87%포인트 오른 수치다.
정치권 관계자는 “역대 사전투표 통계를 보면 1일차 투표율보다 2일차가 소폭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며 “첫날 속도로 미루어 짐작할 때 사전투표율이 40% 가까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정권교체의 열망이 사전투표 열기로 나타난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보수 정서가 강한 지역의 사전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드러난 점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오늘은 사전투표 첫날이다. 투표해야 이긴다. 사전투표를 하면 더 크게 이긴다”고 강조했다.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함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3·9대선의 최종 투표율이 80%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전투표율이 26.06%로 집계됐던 2017년 19대 대선의 경우 사전투표의 열기가 그대로 이어진 결과 최종 77.2%의 투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사전투표가 실시된 전국 3552곳 투표소에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 속에서도 유권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오전 10시 40분경 서울 중구 소공동의 사전투표소에서는 100여 명이 줄을 서서 투표 차례를 기다렸다. 이순옥 씨(66)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만 좋은 사람이 나라를 이끌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사전투표에 참여했다”고 했다. 거동의 어려움도 투표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휠체어를 탄 채 오전 서울 마포구 아현동 사전투표소를 찾은 김덕순 씨(84)는 “아들이 도와줘서 투표하러 왔다”며 “민주주의의 근간인 투표는 꼭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정희석 씨(29)는 “대선일에는 사람들이 많이 몰릴까 봐 점심시간에 시간을 내 투표하러 왔다”고 말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