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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安 “신뢰 어떻게?” 尹 “종이쪼가리 필요없어, 날 믿어라”…새벽회동 전말

입력 | 2022-03-03 11:28:00

安 ‘신뢰회복, 정부운영, 합당방안’ 3가지 질문 적어와
尹, 조건 없는 약속 건네자 安 곧바로 화답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고 손을 잡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3일 야권 후보 단일화에 전격 합의한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이날 새벽 회동에서 신뢰 담보와 정부 운영, 합당 방안 등 3가지를 두고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안 후보는 윤 후보에게 던질 질문들을 직접 적어왔고 이에 윤 후보가 답하는 방식으로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안 후보는 먼저 윤 후보에게 “이제껏 정치하면서 만든 단일화 각서와 약속은 결국 지켜지지 못했다. 결국 신뢰라 생각한다”라며 “나에게 어떻게 신뢰를 보여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안 후보는 2011년에는 당시 박원순 전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이듬해에는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하며 단일화를 성사시켰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국민의힘 후보였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여론조사 방식을 통해 단일화를 했다.

이에 윤 후보는 “맞다. 종이쪼가리 뭐가 필요하겠나. 나를 믿어라, 나도 안 후보를 믿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한 번도 성공한 대통령이 없지 않느냐. 날 대통령을 만들어서 성공시켜라. 성공한 정권을 함께 만드는 게 당신의 미래를 보장하는 것 아니냐”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후보는 구체적인 자리를 거론하는 대신 조건 없는 약속을 건넨 윤 후보에게 바로 화답했다고 한다.

안 후보는 또 “성공한 정부는 어떻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 하느냐. 내가 돕더라도 윤 후보가 주체 아니냐”라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나의 장점은 결정이 빠른 것”이라며 “다만 그 결정은 혼자 하지 않는다. 의논해서 빨리 결정한다”고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윤 후보는 “사람을 널리 쓰겠다”고 약속했다.

안 후보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방안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이에 윤 후보는 “나에게 맡겨 달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도 동의했다”라고 답하며 안 후보를 안심시켰다. 윤 후보는 마지막 TV토론 직전인 전날 오후 늦게 이 대표에게 전화해 양당의 합당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3일 라디오에 출연해 “안 후보 측의 갑작스러운 요청으로 단일화에 나서서 이렇게 성사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합당까지 이어지는 절차에 국민의당 쪽에서 동의한다고 하면 저희도 정권교체 대의를 위해서 함께 할 수 있다. 이렇게 판단을 하고 우리 후보가 또 만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지명직 최고위원이나 당명 교체 등 없이 합당을 추진하는 걸로 듣고 이 대표도 이에 동의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