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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판 ‘쿨러닝’…30년만 올림픽 피겨 출전해 프리까지 진출

입력 | 2022-02-09 20:00:00


AP Photo

멕시코에서 얼음이란 단어는 디즈니 영화 ‘겨울왕국’이 10년 전 개봉했을 때 빼고는 거의 듣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도노반 카리요(21)가 멕시코 최초로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할 자격을 얻자 달라졌다.

카리요는 8일 열린 남자 쇼트프로그램에서 79.69점으로 19위를 기록해 24명에게 주어지는 프리스케이팅 출전권을 획득했다. 카리요는 멕시코에서 30년 만에 올림픽 피겨에 출전한 선수다. 그는 장비도, 지원금도, 피겨가 무엇인지 이해하는 사람도 없는 곳에서 훈련해 왔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피겨로 올림픽에 나간다고 하면 미쳤다고 했다. 빙판 위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렸다”고 말했다.

멕시코 제2의 도시인 과달라하라에서 피겨를 시작한 그는 13세 때 도시 유일의 스케이트 링크가 없어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레온으로 이사한 그는 쇼핑몰 작은 링크에서 아이들과 섞여 훈련할 수밖에 없었다.

올림픽 출전 꿈을 포기하지 않은 그는 지난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20위를 차지하며 올림픽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번 올림픽에서 그는 멕시코 문화를 알리고 싶어 멕시코 디자이너가 만든 유니폼과 멕시코 출신 음악가인 산타나의 곡으로 연기를 펼쳤다. 이제 멕시코에서 많은 사람들이 피겨와 그의 이름을 알게 됐다. 그리고 빙판을 뜻하는 얼음이란 단어가 오랜만에 사람들의 입에 올랐다. 그는 “꿈이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10일 프리스케이팅에서 그의 꿈은 계속 이어진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