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터에 1-2로 뒤진 후반 50분 문전 혼전 뚫고 동점골 터뜨린 뒤 골키퍼까지 제치고 역전 결승골 2년 전 439억원에 토트넘 이적, 별다른 활약없이 재이적 거론 중 역사적 명승부 주역으로 대활약
골키퍼가 뒤에서 추격 토트넘의 스테번 베르흐베인(오른쪽)이 20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레스터시티와의 경기에서 후반 50분 동점골을 기록한 뒤 1분여 만에 해리 케인의 패스를 받아 상대 골키퍼 카스페르 슈마이켈을 제치고 결승골을 터뜨리고 있다. 레스터시티=AP 뉴시스
손흥민(30)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서 곧 내쳐질 위기에 있던 ‘골칫덩어리’ 두 2선 공격수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탕기 은돔벨레(26)는 부진한 경기력과 불성실한 태도로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완전히 등을 돌린 반면에 스테번 베르흐베인(25)은 기적처럼 살아났다.
베르흐베인은 20일 영국 레스터 킹 파워스타디움에서 열린 EPL 17라운드 레스터전에서 1-2로 뒤지던 후반 추가 시간 1분여 사이에 2골을 터뜨리며 팀 역사에 남을 만한 대역전승의 주인공이 됐다. 후반 50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오른발로 동점골을 뽑아낸 데 이어 1분여 만에 해리 케인의 침투 패스를 받아 골키퍼까지 제치고 극적으로 골망을 갈랐다. 영국 언론은 일제히 ‘79초의 기적’이라며 대서특필했다. 토트넘은 11승 3무 5패(승점 36)로 리그 5위에 올라섰다.
2020년 1월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에서 약 2700만 파운드(약 439억 원)의 이적료로 토트넘에 이적한 베르흐베인은 손흥민-케인 조합에 힘을 더할 공격 자원으로 기대를 받았다. EPL 데뷔전인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데뷔골까지 터뜨렸다. 그러나 부상 등으로 이후 오랜 부진의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2020∼2021시즌 리그 21경기에 출전해 1골에 그쳤고, 이번 시즌에는 이날 전까지 8경기 출전에 그쳤다. 콘테 감독 체제 이후에는 루카스 모라에 밀려 리그에서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1월 이적 시장에서 세비야(스페인), 유스 시절 친정팀인 아약스(네덜란드) 등으로의 이적이 유력시됐다.
부상 중인 손흥민은 자신의 SNS에 베르흐베인의 영상을 캡처해 올리고 축하를 보냈다. 손흥민 인스타그램 캡처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