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뉴스를 보는데 식사거리가 컵라면과 생수밖에 없는 게 안타까웠어요.”
17일 오전 광주 광산구에 사는 이계준 씨(47)는 고속철도(KTX) 안에서 동아일보와 통화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 씨는 16일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현장을 방문해 샌드위치와 음료수 100개를 전달했다. 그는 “사건을 뉴스로 보다가 수색 현장에 준비된 컵라면만 준비돼 있는 모습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며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다 단골 가게에서 샌드위치를 주문해 직접 전달했다”고 말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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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는 “언제 또 무너질지 모르는 건물에서 목숨을 걸고 수색을 하시는 구조대원들과 실종자 가족들의 아픔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오히려 해드릴 수 있는 것이 이것밖에 없어 죄송하다”고 했다.
이 씨와 같은 시민들의 온정과 응원의 손길은 17일에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광주에 있는 한 패스트푸드 업체도 감사의 마음을 담아 소방당국에 햄버거 150개를 전달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고생하시는 소방관분들을 위해 준비했다. 홍보처럼 여겨지진 않을까 걱정된다”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실종자의 조카 정모 씨(28)에 따르면 실종자의 가족들이 풍선을 먼저 달았고, 이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노란색 리본에 글귀를 적어 달기 시작했다고 한다. 정 씨의 어머니도 “막둥아 뭐하고 있냐. 가족들이 네가 빨리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적은 리본을 매달았다. 인근 주민 김태양 씨(30)는 “지나가다 리본에 적힌 글들을 읽어봤는데 마음이 짠해졌다”며 “저도 살아서 돌아와 달라는 바람을 담았다”고 했다.
광주=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광주=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광주=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