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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2027년 달기지 완공”… 불붙은 우주 자원경쟁

입력 | 2021-12-30 03:00:00

中, 달기지 건설 계획 8년 앞당겨… 美와 희토류 등 자원 선점 경쟁
日 “2020년대 후반엔 유인 탐사”
민간기업들도 앞다퉈 뛰어들어… 한국, 2030년까지 달 착륙 계획




중국과 일본의 달 탐사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은 2027년까지 달에 무인 연구기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기지 조감도를 공개했다. 바이두 화면 캡처

중국이 당초 계획보다 8년 앞당겨 2027년까지 달에 연구기지를 세우기로 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국가들의 중국 견제가 우주로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본도 2020년대 후반까지 일본인 우주비행사를 태운 유인 탐사선을 달 표면에 착륙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우주 경쟁에 뛰어들었다. 달에 풍부하게 매장된 희토류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우주 자원전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中, 계획 8년 앞당겨 달 희토류 선점 시도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우옌화(吳艶華) 중국 국가우주국 부국장은 “현재 개발 중인 창어(嫦娥) 8호를 통해 2027년까지 달에 무인연구소를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당초 2035년까지 달에 기지를 건설하기로 했지만 이를 8년이나 앞당긴 것.

현재 중국은 독자 우주정거장인 톈궁(天宮)을 건설 중이다. 내년까지 국제우주정거장(ISS)의 3분의 1 크기로 완성할 계획이다. 또 러시아와 공동으로 달 무인정거장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미국과 별개의 우주정거장을 통해 달 기지 건설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다.

우 부국장은 계획을 앞당긴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달 자원의 평화적 이용을 위해 견고한 기반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달에 매장된 희귀 자원 채굴을 준비 중인 가운데 중국 역시 개발 계획을 앞당겨 자원 확보 경쟁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특히 달에는 희귀금속을 일컫는 희토류가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희토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을 만들 때 사용되는 핵심 자원이라 ‘첨단산업의 쌀’로 불린다. 달의 일부 희토류는 지구보다 10배 이상 많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직 달 희토류에 대한 경제성 평가는 없지만 미중 갈등 격화 속 ‘자원 무기화’를 추진 중인 중국이 달 기지 건설을 앞당긴 것은 의미심장하다는 분석이다.





○ 日, “미국 이어 두 번째로 달 유인탐사”

일본 역시 우주개발 스타트업 아이스페이스가 달 탐사 로버 ‘하쿠도-R’를 내년 중 달에 착륙시켜 달 표면을 탐사하고 광물을 수집할 계획이다. 하쿠도-R의 모형도. 아이스페이스 홈페이지

미국과 함께 중국 견제에 적극적인 일본도 우주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28일 우주개발전략본부 회의를 열고 “2020년대 후반에 일본인 우주비행사를 달 표면에 착륙시키는 게 목표”라고 발표했다.

일본은 미국 주도의 유인 달 탐사계획인 ‘아르테미스’에 참가하고 있다. 일본인 우주비행사는 달 상공을 도는 기지인 게이트웨이에 머물다가 착륙선을 타고 달에 내린다는 계획이다. 독자 우주정거장을 통해 달 기지를 추진하는 중국과 달리 미국과 협력하겠다는 것. 일본 정부는 달 탐사를 최대한 조기에 실현해 한국, 영국, 캐나다 등 아르테미스에 참가하고 있는 국가들과의 경쟁에서 앞서 나가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일본 민간 기업들도 앞다퉈 달 탐사에 나서고 있다. 일본의 스타트업 아이스페이스는 달 탐사를 위한 소형 로버를 보내 이르면 2023년 달 표면 탐사와 데이터 수집에 나선다. 이를 통해 광물자원 연구, 에너지, 통신 등 달 탐사를 위한 플랫폼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은 2022년까지 시험용 달 궤도선(KPLO) 발사, 2030년까지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를 이용한 달 착륙 등을 계획하고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