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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후 간 망가져 아빠 간 이식받은 고1 딸…“엄마, 난 학원도 못 가는 거네”

입력 | 2021-12-21 14:13:00


평소 건강하던 17살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받고 3주 뒤 간에 이상이 생겨 위중해졌고, 결국 부모님으로부터 간 이식을 받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고1 딸의 간이식 한 달 이야기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청원에서 청원인 A씨는 자신이 고등학교 1학년 딸 B양을 둔 엄마라고 밝혔다.

A씨는 B양이 지난 10월 셋째 주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을 마쳤다며 당시 B양이 소화불량을 호소해 내과에서 처방받은 약을 일주일간 복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열흘 뒤, 학원을 가기 위해 준비하던 B양의 얼굴이 노랗게 된 것을 본 A씨는 깜짝 놀라 곧바로 대학병원 응급실로 향했다고 한다. 그는 “(B양이) 태어나서 아파서 병원에 입원해 본적도 없고 1년에 감기 걸려서 병원 갔던 기억도 없을 만큼 너무나 건강했다”며 “응급실 들어가기 전날 밤에도 학원 앞에서 픽업하고 집에 와서 1시까지 공부하다 잤다”고 부연했다.

이어 지난 11월 7일, 병원 측으로부터 B양이 응급실 입원을 해야 한다는 소견을 들었다고 한다. 당시 “구리 대사 장애가 의심(된다) 구리 함량과 황달 수치, 간 수치가 많이 높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 날, A씨는 B양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며 “수치가 밤사이 10배 이상 뛰고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졌고 ‘간 이식을 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부모님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말이었다. 곧바로 남편과 함께 직장 휴가를 낸 A씨 부부는 딸에게 간을 공여하기 위해 검사를 받았다고 했다. 이 와중에도 B양의 의식이 흐려지는 등 중환자실로 가야 하는 위독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A씨의 남편은 딸을 위해서 못 할 게 없었다. 공여자 검사 결과 A씨 남편의 간이 남들보다 작은 탓에 부적합 판정을 받았지만 무리를 해서라도 “나는 상관없으니 무조건 해달라”라며 애타는 마음을 추스르지 못했다고 한다.

A씨의 간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간 오른쪽 혈관이 복잡한 탓에 공여자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수능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친오빠까지 나섰다. B양의 오빠는 “다음 주 수능이지만 내년에 다시 준비하면 된다”며 “집에 날벼락으로 엄청 미안하지만 동생 살리고 오겠다”고 부모님을 설득했다고 한다. 하지만 A씨와 마찬가지로 간 오른쪽 혈관이 복잡한 탓에 공여자가 되지 못했다.

또 의료진으로부터 국내 한 병원에서 2대 1간 이식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며 부모님의 간을 일부분씩 B양에게 공여하는 방법이 있다는 설명을 들었지만 3개의 수술실을 마련할 수 없다는 이유로 그마저도 좌절됐다.

B양의 상태는 갈수록 위중해졌다. 이에 A씨의 남편이 공여자 검사를 다시 받아보기로 했고, 우여곡절 끝에 수술이 성사돼 이식 서류를 작성하고 부랴부랴 준비해 지난달 12일 이식 수술을 마쳤다.

수술을 마치고 회복을 하던 B양은 청소년 방역패스가 시행된다는 뉴스를 보고는 한 마디를 던졌다.

“엄마, 나는 학원도 스터디 카페도 못 가는 거네”

청원인은 이 말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며 “청소년 의사도 존중이 되길 진심으로 바래봅니다”라고 호소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