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11개월 동안 주한미국대사 자리가 공석인 데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 측이 주한 대사의 조기 지명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20일 이 당국자는 “외국 인사 동향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이처럼 말했다.
또 “한미동맹은 지난 5월 정상회담을 계기로 포괄적·호혜적 글로벌 동맹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으며, 양국은 최상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양측의 평가”라고 덧붙였다. 주한대사 인선이 늦어지는 게 미국 우선순위에서 한반도 문제가 밀렸다는 방증이란 일각의 우려를 의식한 설명이다.
7월 떠난 로버트 랩슨 주한 미국 대사대리 후임으로 현재 크리스 델 코르소 공관차석이 대사대리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미국에선 새 행정부가 들어서고 대통령 지명 및 상원 청문회·인준표결을 거치는 데 통상 수개월이 걸린다.
주한대사 자리가 수개월째 공석이던 전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임명한 마크 리퍼트 전 주한미국대사가 이임한 이후 1년6개월간 공석 상태였던 대사 자리를 해리스 대사가 채운 바 있다.
그럼에도 한국의 이웃국가인 일본과 중국 대사는 이미 최종 결정됐단 점이 여러 추측을 낳고 있다. 인도태평양 지역을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동북아 주요 3국 중 한국을 비교적 소홀히 여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8월 번스와 이매뉴엘을 각각 중국대사, 일본대사로 지명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하마평에 오른 인사조차 꼽기 어려운 한국과 상황이 다르다.
미국외교관협회(AFSA) 자료에 따르면 17일 기준 한국처럼 지명자도 없이 미국대사 자리가 공석인 곳은 국가 및 국제기구를 포함한 189곳 중 24%(46곳)이다.
대사 지명 지연이 한국에 국한된 일은 아니다. 영국 같은 주요 국가도 아직 공식 지명이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주영대사의 경우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가 있으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견제 전략 일환으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국가들은 대체로 이미 지명 혹은 인준이 완료된 게 사실이다.
쿼드(미국 일본 인도 호주 4자 안보협의체) 국가 상황을 보면 주인도대사로 에릭 가세티 로스앤젤레스(LA) 시장이 지명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 주호주대사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맏딸인 캐럴라인 케네디를 지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