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Sea FARM SHOW]서른에 귀어한 ‘명정어가’ 장훈민 대표 가업 브랜드화하고 온라인서 적극 홍보 소포장 제품도 꼼꼼히 배송, 신뢰 얻어
2년 전 고향인 강원 동해시로 귀어해 생선 반건조업에 뛰어든 ‘명정어가’의 장훈민 대표가 코다리 건조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맑은 날을 제외하곤 야외 덕장보다는 실내 건조가 주를 이룬다고 한다. 동해=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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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동해시 덕장1길. 도로명처럼 생선을 건조하는 덕장이 많다. 묵호항 인근의 이 지역은 낮에는 염분이 덜한 해풍이 불고, 밤에는 골을 따라 청정한 산풍이 불어 생선을 말리는데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곳이다. 예전에는 야외 덕장이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습도와 온도를 조절하고 미세먼지와 벌레도 피할 수 있는 실내 건조시설도 많이 생겼다.
반건조 생선 전문 브랜드인 ‘명정어가’ 장훈민 대표(32)의 건조시설도 이곳에 있다. 장 대표는 1964년 조부모가 시작한 생선 반건조업을 3대째 하고 있다. 현재도 장 대표의 할머니와 부모는 생선을 반건조해 북평장 등 인근 지역의 오일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고교시절 검도 선수, 중국의 대학에서 중의학과 무역학 전공, 중소기업 근무, 무역 중개업 등 다채로운 이력을 지닌 그가 고향에 돌아온 건 2019년. 마케팅을 실전으로 익힌 그는 어릴 적부터 접한 반건조 생선이 ‘장사가 될 것 같다’는 확신을 갖고 귀어(歸漁)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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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대표의 첫걸음은 브랜드 만들기였다. 부모님의 이름 가운데 자를 딴 ‘명정(明正)’에 ‘어가(魚家)’를 붙였다. 투명하고 바르게 사업을 하겠다는 자신의 각오와도 맞아떨어지는 이름이었다.
포장 디자인은 외부에 맡겨 낱개들이 소포장과 세트형 선물용 포장이 탄생했다. 아이스박스 안에 동봉할 각 생선에 대한 소개와 국내산 천일염을 사용해 간을 한다는 내용을 담은 설명서도 만들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브랜드를 알리기 시작했고, 반건조 생선의 장점도 부각시켰다. 예전 생선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 활용된 반건조가 비린내를 줄이고 식감은 더 좋아지게 한다는 점을 소개했다. 보관이 편리하고 조리가 간편한 점도 내세웠다.
본격 판매에 앞서 2019년 11월 페이스북을 통해 100여 명에게 공동구매 기회를 제공했다. 순식간에 동이 났고 반응도 기대 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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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을 타고 소문이 나면서 판매가 이어졌다. 특히 5만 원 이상의 선물세트는 명절 때 쉴 틈이 없을 정도로 주문이 밀렸다. 그 덕분에 지난해 약 2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2배를 뛰어넘은 5억 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단순한 매출 증가뿐 아니라 구매자들의 반응이 좋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기대가 더 크다.
귀어한 지 2년 동안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그보다는 희망을 봤다. 창업 초기 투자비용을 줄이느라 중고 진공포장기를 샀는데 자주 고장이 나 애를 먹다 비싼 새것을 구입했다. 하지만 이런 여건에서도 내년 10억 원의 매출 목표를 세웠고, 가능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목표에 맞게 시설 확장도 준비하고 있다. 장 대표는 “식탁에서 생선이 사라지지 않는 한 이 사업은 유망합니다. 반건조 생선업계의 명품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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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