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트위터 캡쳐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74)이 2016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패배하며 묻어뒀던 승리 연설문을 5년 만에 공개했다.
8일(현지 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NBC방송의 온라인 유료강연 ‘마스터클래스’에 출연해 ‘회복력의 힘’이라는 주제로 2016년 당시 대선 승리를 가정하고 준비했던 연설문을 꺼내 읽었다.
그는 연설문을 읽기 전에 “아무에게도 보여준 적 없다. 심지어 소리내 읽어본 적도 없다”며 “이 연설문을 공유하는 것은 내가 가장 공개적으로 당했던 패배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연설문은 내가 누군지, 무엇을 믿는지, 내 손주들이 살고 싶은 나라가 어떤 나라이길 바라는지를 압축해 보여줄 것”이라고 소개했다.
2011년 사망한 어머니 도로시 로드햄이 연설문에 언급되는 부분을 읽으면서는 감정에 복받친 듯한 모습도 보였다. 그는 어머니가 8살 때 친부모에게 버려진 뒤 캘리포니아의 조부모 밑에서 힘들게 자랐다고 했다.
그는 “두려움에 떨고 있을 그 아이(어린 시절의 어머니)에게 다가가 꼭 안고 말해주고 싶다”며 “너는 살아남을 거고, 좋은 가정을 꾸리고, 아이 셋을 갖게 될 거라고. 그리고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그 아이는 미국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속삭이는 순간을 꿈꾼다고 말하면서 울먹였다.
그는 “투표권을 갖기 전에 태어난 여성은 오늘 밤을 위해 백년을 기다렸다. 이제 미국의 모든 소년 소녀들은 자신이 꿈꾸는 대로 성장할 수 있다”며 최초의 여성 대통령 당선의 의미를 강조했다.
마스터클래스에는 힐러리 전 장관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출연해 강연할 예정이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