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로잔에 있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 앞에서 유럽 티베트 청년회 활동가들이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로잔=AP/뉴시스
미국이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결정함에 따라 올림픽 후원 기업들로 불참 압력이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스폰서 등 올림픽을 후원하는 미국 기업들에 대한 메시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민간분야가 신장에서 일어나는 일과 관련해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우리는 민간분야를 포함한 국제사회에 신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유린 우려에 대해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했다.
올림픽의 핵심 후원기업들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월드와이드 파트너’ 계약을 맺은 13개 기업이다. ‘TOP’라고도 불리는 이 기업들은 올림픽 마케팅에서 독점적 지위를 얻는 대신 4년 주기로 IOC에 거액의 후원금을 낸다. 코카콜라, GE, 인텔, P&G, VISA, 에어비앤비(이상 미국), 브리지스톤, 파나소닉, 도요타(이상 일본), 삼성(한국), 알리바바(중국), 아토스(프랑스), 오메가(스위스)가 그들이다. 도쿄 올림픽까지는 14개 기업이었으나 이후 1개 기업이 줄었다. 삼성은 2028년까지 파트너 계약을 맺었다. 미국 포브스에 따르면 이 기업들은 파트너자격을 얻는데 만 약 1억 달러(약 1179억 원)를 내고 4년 주기로 3억 달러(4719억 원)가량을 낸다. IOC는 이들로부터만 4년 주기로 4조 원 이상을 받는 셈이다.
이미 1년 연기돼 올해 7월 개막한 도쿄 올림픽이 대부분 무관중 경기로 치러져 마케팅 활동 효과가 줄어든 데다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마저 마케팅을 하지 못할 경우 이 기업들은 큰 피해를 입는다. 반면 미국의 압력에 따를 경우에 거대 시장을 지닌 중국의 보복을 피하기 어렵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코카콜라, P&G, 도요타 등 월드와이드파트너 중 상위 10개 기업이 중국에서 올리는 수입은 1100억 달러(약 129조 원)에 이른다.
이원홍전문기자 bluesky@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