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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올림픽 보이콧에 한국 외교 어떻게 대응할까…‘3가지 선택지’

입력 | 2021-12-07 13:50:00

(왼쪽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문재인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News1 DB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결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선수단은 참여하지만 정부 차원 사절단 불참) 카드를 꺼내들며 미중 사이에 낀 우리 정부의 ‘부담’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교적 보이콧 공식화 한 美…동맹·우호국 동참 여부 주목

미 백악관은 6일(현지시간) 중국의 신장위구르 인권 탄압에 대한 대처 차원이라며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을 공식화 했다.

지난 1월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는 민주주의와 인권 등 가치를 기치로 내걸고 대중국 견제를 위한 동맹국 규합에 나서왔다. 이러한 점에 비춰 동맹국과 우호국의 보이콧 동참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실제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보이콧은 각 국가가 내려야 할 주권 사안임을 언급하면서도 “우리는 다른 국가들이 며칠 몇 주 안에 (보이콧) 결정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과 한정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이 지난 2018년2월9일 강원도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피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8.2.9/뉴스1 © News1

그는 또한 “이제 올림픽이 몇 달 남지 않았다”며 다른 국가에서 다 많은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현재 미국이 주도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은 영국과 호주, 캐나다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이들 국가들은 ‘오커스’(미국·영국·호주 참여), 기밀정보 공유동맹 ‘파이브 아이즈’(미국·영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에 참여하고 있으며 사실상 미국과 100% 보폭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대중견제 성격을 지니고 있는 비공식 협의체인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참여국인 일본도 동참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총리관저에서 기자단을 만나 ”올림픽이나 우리나라(일본) 외교에 있어서의 의의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며 국익의 관점에서 스스로 판단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거부하기 힘든 불참 명분 ‘인권문제’…文정부 ‘3가지 선택지’

남북미중 종전선언 참고 삽화.© News1 DB

전 세계적으로 보이콧 분위기가 급격히 전개될 경우 우리 정부도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26일까지 미국으로부터 ‘보이콧 협의’를 요청받은 적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미국의 공식 요구가 없더라도 대다수의 국가들이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이유로 불참할 경우, 우리 정부도 진지하게 보이콧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우리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크게 3가지로 추려진다. 먼저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때 중국 인사가 참여했던 같은 ‘급’의 인사를 대통령 대신 참석시키는 방안이다. 중국은 평창 올림픽 때 한정 부총리(정치국 상무위원)을 중국 대표로 참석시킨 바 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동맹국 미국에게도 할 말이 있고 ‘평창의 답방 차원’이라는 명분도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내년 초로 예상되고 있는 화상 방식의 한중 정상회담 이후 우리 정부가 떠안게 될 중국의 올림픽 참여 요구는 지금보다 더욱 클 것이라는 평가다.

두 번째는 보이콧 동참이다. 이를 통해 완벽히 미국의 대중견제 기류에 동참함에 따라 향후 미국 우호국들과의 완전하고 긴밀한 경제안보 협력 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이는 소위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차원에서 중국의 ‘보복’이 예상되는 선택지다.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 올해와 내년 한중 문화교류의 해를 계기로 기대되고 있는 완전한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해제는 물 건너갈 수도 있다.

세 번째는 미국 등의 보이콧에도 불구 문 대통령이 직접 중국을 방문하는 선택지다. 그리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경우의 수지만 중국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올림픽 참석을 성사시킨다는 전제하에서는 명분이 생긴다는 지적이다.

우리 정부로서는 교착 국면에 빠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임기 막판 외교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는 만큼, 올림픽 계기 남북정상회담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일 경우 문 대통령이 참석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성급한 판단보다 타국의 행보를 지켜보며 ‘맞춤형 대응’을 준비하는 게 좋다는 의견을 내놨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일단 고민스럽겠지만 우리의 포지션을 미리 정하지 않고 최대한 결정의 시기를 미루면서 미국의 동맹국과 우호국들이 어떤 행보를 보이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예를 들어 영국이나 호주 등 다음으로 동맹국 한국이 행동을 해도 미국은 이를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계기 종전선언’ 구상 사실상 ‘불발’…동력 마련 ‘난제’

한편 우리 정부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종전선언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바는 없지만 사실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던 건 사실이라는 게 외교가 안팎의 평가다.

그러나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종전선언 채택을 위해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참석이 필요한데 이번 보이콧 선언으로 결국 올림픽 계기 종전선언은 사실상 불발이라는 관측이다.

올림픽 전후로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정상들이 한 자리에 모일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지만, 미중패권 경쟁 속 아직 대면회담을 못한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을 ‘종전선언 테이블’에 앉히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최근 종전선언은 올림픽을 겨냥해 추진하는 게 아니라고 했지만 어쨌든 종전선언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지도자들이 모여야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올림픽 보이콧으로 동력이 약해진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