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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부·계모 학대로 숨진 6살 아이…마지막으로 한 말은

입력 | 2021-11-25 19:00:00

아서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영상. 인스타그램 캡처


영국에서 친부와 계모의 학대 끝에 사망한 6세 소년의 생전 폐쇄회로(CC)TV 영상이 발견된 가운데, 아이가 숨기 전 아무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을 되뇌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25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지난 23일 코벤트리 형사 법원에서는 아서 라빈조 휴즈(6)를 학대 및 살인한 혐의로 친부 토마스 휴즈(29)와 계모 엠마 투스틴(32)의 재판이 열렸다.

아서는 지난해 6월 뇌 손상으로 사망했다. 사망 당시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로 몸에서는 125개의 멍이 발견됐다. 수사에 따르면 휴즈 부부는 별다른 이유 없이 아서를 때리고 장시간 벽을 보고 있게 하는 등 학대했다. 검사는 “아이는 몇 개월 동안 무자비하게 맞았고 심각한 언어폭력에 시달렸다”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학대 과정에서 아서에게 강하고 반복된 뇌 충격이 있었을 것”이라며 누군가가 아서의 머리를 잡고 흔들거나 단단한 표면에 세게 내리쳤을 것이라고 전했다. 계모 투스틴은 아서의 자해로 생긴 상처라고 주장했으나, 의사들은 아이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수준의 뇌 손상이라고 반박했다.

재판에는 아서가 사망 전 감금됐던 당시의 CCTV 영상도 공개됐다. 영상 속에서 아서는 다리를 절었고 팔을 잘 움직이지 못했다. 아서는 울먹이며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아”라고 일곱 번이나 반복했다.

휴즈는 “(아이에게) 하루 14시간씩 벽을 마주 보고 서 있게 했다”라고 자백했다. 또 투스틴에게 “(아이를) 쓰레기랑 같이 내다 버려라”, “양말이든 밧줄이든 입에 물리고 있어라”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사실 또한 드러났다.

검사는 “휴즈는 수사를, 투스틴은 친 아이들을 뺏길 것을 우려해 계획적으로 범행을 감췄다. 우리는 건강하고 활동적이었던 한 아이가 학대로 인해 비참하게 말라가는 모습을 보았다”라고 전했다.

휴즈는 “나도 투스틴에게 조종을 당한 것”이라며 “아이의 고통을 느껴보려고 유치장에서 벽을 보고 서 있었는데 20분도 못 버티겠더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죽을지는 몰랐다”라고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지에는 아서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다. 인스타그램 캡처


최은영 동아닷컴 기자 cequalz8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