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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인생 40년차 레펀스, 조재호 꺾고 우승

입력 | 2021-11-25 03:00:00

휴온스 챔피언십 결승전 4-1
11점 몰아치기 등 압도적 기량
PBA서 16개 대회 만에 첫 우승



프로당구(PBA) 에디 레펀스가 23일 경기 고양시 소노캄고양에서 열린 휴온스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조재호를 4-1로 꺾고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PBA 제공


첫 우승을 결정짓는 마지막 득점에 성공한 그는 50대에 접어든 나이를 잊은 듯 보였다. 펄쩍 당구대 위로 뛰어오르며 고함을 질렀다. 프로당구(PBA)에서 3년 동안 16개 대회 만에 처음으로 우승한 에디 레펀스(52·SK렌터카·벨기에)였다.

레펀스는 23일 경기 고양시 소노캄고양에서 열린 PBA 휴온스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자신보다 열한 살 젊은 조재호(41·NH농협카드)를 상대로 4-1(15-10, 10-15, 15-8, 15-8, 15-0) 완승을 거뒀다. 우승 상금 1억 원을 받은 그는 상금 랭킹 2위(1억650만 원)까지 뛰어올랐다. 상금 선두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1억1150만 원)와는 불과 500만 원 차이다.

경기 초반 조재호와 1세트씩 주고받은 레펀스는 이후 눈을 의심케 하는 압도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3세트 9이닝까지 7-8로 뒤지던 레펀스는 10이닝에 돌연 8점을 몰아치며 흐름을 가져왔다. 세트스코어 3-1로 앞선 5세트에서는 상대 조재호가 별다른 수를 쓸 수조차 없었다. 2이닝 2점을 따낸 후 3이닝에 11점을 연속으로 가져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2세의 어린 나이에 선수 생활을 시작한 레펀스는 내년이면 당구 인생 40년 차를 맞이하는 ‘노장’이자 세 딸의 아버지다. 자국 대회에서는 열다섯 차례 우승한 이력이 있지만, PBA 출범 후 프로당구 선수로 전향한 그는 그동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상금 랭킹 기준 첫 시즌 22위(1350만 원), 두 번째 시즌 28위(900만 원)에 그쳤다.

레펀스는 “당구 선수 생활을 하며 많은 노력을 했지만, 큰 대회에서는 많이 졌다. 늘 포기하지 않았는데 드디어 목표를 이룬 오늘이 최고의 순간”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같은 벨기에 출신 PBA 선수 프레데릭 쿠드롱에 대한 감사도 빼놓지 않았다. “‘절친’ 쿠드롱에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태도를 배웠고, 멘털 코치도 받았다. 오늘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