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종신형 선고 20여년 옥살이 넷플릭스 다큐 계기 재조사서 무죄 NYT “당시 수사기관들 증거 은폐”
미국의 급진파 흑인 지도자였던 맬컴 엑스(1925∼1965)의 암살범으로 몰려 종신형을 선고받고 20년가량 옥살이를 했던 흑인 남성 2명이 55년 만에 누명을 벗었다.
미국 뉴욕 맨해튼지검은 맬컴 엑스 암살 사건을 재조사한 결과 당초 범인으로 지목됐던 무하마드 아지즈(83)와 칼릴 이슬람(2009년 74세로 사망)이 사건과 무관하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 보도했다.
맬컴 엑스는 흑인 종교단체였던 ‘네이션 오브 이슬람’에서 활동하면서 흑백 분리를 통한 흑인 해방을 주장했다. ‘네이션 오브 이슬람’을 떠난 뒤인 1965년 2월 뉴욕 맨해튼 할렘가의 연설장에서 괴한 3명에게 총을 맞아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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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 재조사 결과 FBI와 뉴욕 경찰이 수사 당시 아지즈와 이슬람의 알리바이를 뒷받침하는 여러 증거와 증언을 은폐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NYT는 “이 증거들이 배심원단에 제출됐다면 2명에게 무죄가 선고됐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네이션 오브 이슬람’ 소속으로 2018년 사망한 또 다른 남성이 증인들이 밝힌 범인의 인상과 부합한다고 NYT는 전했다. 이번 재수사는 넷플릭스가 다큐멘터리 ‘누가 맬컴 엑스를 죽였나?’를 지난해 공개한 것을 계기로 이뤄졌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