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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항모 예산 또 대폭 삭감… 72억→5억, 출장비만 남겼다

입력 | 2021-11-16 16:03:00

지난 6월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1 부산국제조선해양대제전’에 전시된 해군의 경항공모함 모형. 2021.6.9/뉴스1 © News1


군 당국이 추진 중인 경항공모함 관련 예산이 또다시 대부분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16일 전체회의에서 내년도 경항모 기본설계 예산을 약 72억 원에서 5억 원으로 삭감해 의결했다. 이는 자료 수집과 조사를 위한 국내외 출장비만 남긴 것으로 사실상 경항모 건조 사업의 적극적인 추진을 보류한 셈이다. 앞서 방위사업청은 내년도 예산에 경항모 기본설계 착수금 등 예산 72억 원을 반영해 국회에 제출했다.

2년 연속 경항모 관련 예산이 국회에서 대폭 삭감된 것. 방사청은 지난해 2021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경항모 기본설계 등 명목으로 101억 원의 예산을 요구했으나 국방위와 기획재정부는 사업타당성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전액 삭감하고 토론회 등 연구용역비 1억 원만 반영했다.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삭감 배경에 대해 “아직 필요성 유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이 안 돼 있다. 필요하다고 해도 비용 분석이 전혀 안 됐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이 정도면 크게 가는 방향성은 잡을 수 있다. 4차례 토론하면서 조율했다”고 했다. 민주당 설훈 의원도 “해군의 의지는 강하지만 의지에 비해 조건과 여건이 안 돼 있다는 것이 예결소위 판단”이라며 “제대로 된 조건에서 하자는 게 전체적인 의견”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국가 전력사업에 치명적이다. 전력사업은 서두를수록 좋다. 부대조건을 달더라도 가야하는 예산이라고 본다”면서 “최소한 기본설계할 43억 원은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민주당 김병주 의원도 “국방력 건설에 차질이 생길 수 있게 때문에 재검토가 필요하다. 방위력 개선비 분야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이렇게 삭감되는 게 심히 우려 된다”고 밝혔다.

이에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은 “현재 경항모를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 9개 선행기술은 이미 준비되고 연구되고 있다. 5억 원은 간접비용이라 많이 부족할 수 있지만 사업타당성조사와 소요 과정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도록 준비해서 내년 예산 심의 시 의원들이 확신을 갖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