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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여성 신체 불법촬영 20대男, 비번 형사에 딱 걸려

입력 | 2021-11-09 03:00:00

여중생 따라가며 몰래 촬영 들통
휴대전화서 5년전 영상까지 쏟아져




“당신, 지금 학생들 불법 촬영하고 있지.”

3일 오후 10시 20분. 비번 날 서울 양재천으로 산책을 가던 서울 서초경찰서 강력1팀 이영석 형사가 눈앞에 있던 20대 남성 A 씨에게 이같이 말했다. A 씨는 여중생 2명을 내내 뒤따라가던 중이었다.

이 형사는 A 씨가 여학생들과 가까이 붙어선 채 걸어가고 있어 일행인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골목 모퉁이를 도는 순간 그가 휴대전화를 수상한 각도로 들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여중생들이 버스정류장에 멈추자 A 씨도 학생들 뒤에 멈춰 섰다. 이 형사는 버스정류장을 10m 정도 지나서 뒤를 돌아 A 씨를 주시하기 시작했다.

이 형사는 A 씨가 한쪽 팔을 늘어뜨린 채 휴대전화 카메라를 학생들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 것을 보고 불법 촬영이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A 씨의 뒤쪽에 선 이 형사는 그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팔짱을 꼈다. 이 형사가 “학생들 촬영하고 있지”라고 묻자 A 씨는 현장에서 시인했다.

이 형사는 A 씨의 휴대전화에서 다수의 불법 촬영물들을 확인했다. 이날 학생들을 찍은 영상 외에도 편의점, 버스정류장, 지하철 등 여러 곳에서 여성의 신체 부위 등을 찍은 영상들이 발견됐다. 2016년에 찍은 영상도 나왔다. A 씨는 이후 5년간 적발된 적이 없다. 서울서초경찰서는 A 씨를 카메라를 이용해 불법적으로 촬영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