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대학, MBA-오만함 관계 연구 성공에 초점 맞추고 실패 간과 과도한 자신감 심어줄 가능성 지적 겸손 지도하는 교육과정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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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자의 오만함은 그들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회사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경영자의 오만함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MBA 과정과 비즈니스 스쿨이 더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즈니스 스쿨의 주요 미션 중 하나는 미래 경영자를 육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MBA와 미래경영자의 오만함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영국 서리대 연구팀은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비즈니스 스쿨과 오만함의 관계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고 주장한다. 비즈니스 스쿨과 그 교육 프로그램이 미래 경영자들을 오만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오만함을 방지할 수 있는 장치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먼저 비즈니스 스쿨과 MBA 과정이 어떤 방식으로 학생들의 자만심을 조장하고 오만함을 양산하고 있는지 지적했다. 비즈니스 교육과 오만함은 일맥상통하는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 MBA 과정은 훌륭한 경영자가 불확실성이 큰 경영 환경에서도 조직 운영 전반을 잘 제어할 수 있다는 믿음을 전제로 한다. 한편 오만함은 높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의 판단이 옳다고 굳게 믿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비즈니스 교육은 ‘경영자는 오만한 의사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또한 비즈니스 교육 커리큘럼은 경영자들의 밝은 측면, 즉 그들의 성공과 무용담에만 초점을 맞추고 그들의 어두운 측면, 즉 실패와 탐욕을 간과하고 있다. 이 외에도 MBA 과정의 교육 방식은 학생들을 똑똑하고, 결단력 있고, 대단히 적극적인 사람으로 포장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예를 들어 MBA 과정에서 많이 사용되는 사례 연구(케이스 스터디)는 학생들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마치 아는 것처럼 영리하게 말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으며, 심층적인 경험 없이도 어떠한 문제라도 해결할 수 있다는 과도한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다고 연구자들은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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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비즈니스 스쿨들이 지금까지의 방식을 고수한다면 우리는 경영자들의 오만함으로 비롯된 부정적인 결과를 계속해서 보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오만함의 가능성에는 개인의 성격과 성향이 크게 작용한다. 하지만 오만함을 조장하거나 촉진하는 데 있어 개인이 속한 환경과 경험이 주요 전제 조건이라는 점에서 비즈니스 스쿨의 역할을 간과하긴 어렵다.
박종규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앨투나캠퍼스 조교수 pvj5055@psu.edu
정리=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