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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건설업자 “화천대유측 분양사에 사업권 대가 20억 줬다”, 법조계 “남욱이 사업자 선정 로비에 썼는지 수사할 필요”

입력 | 2021-09-30 03:00:00

[대장동 개발 논란]업자 “남욱 만났지만 수주 무산
김만배가 주도해 힘 없다고 말해… 수차례 항의 끝에 돈은 돌려받아”
사업자 선정 민감한 시기 돈 오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를 선정하기 직전 화천대유 측과 가까운 한 분양대행업체가 건설업자로부터 대장동 지역의 공사 수주 대가로 20억 원을 받았던 사실이 29일 밝혀졌다. 법조계에선 이 돈이 화천대유 측 사업자 선정 입찰 로비 명목으로 사용됐는지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014년 말 토목 관련 중소 건설업체 A사의 나모 대표는 분양대행업체인 B사의 이모 대표로부터 “20억 원을 주면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땅파기 등 토목 관련 사업권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나 대표는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당시 B사 측이 대장동 개발을 추진한 판교AMC와 계약이 다 돼있고 실제로 계약서도 보여주면서 자신이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것처럼 말했다”고 밝혔다. 당시 판교AMC의 대표는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다. 판교AMC의 모회사인 판교프로젝트금융투자의 대표는 천화동인 4호 대표 남욱 변호사다.

A사는 2014년 말부터 2015년 3월까지 6차례에 걸쳐 총 20억 원을 B사에 전달했다. 나 대표는 “투자 명목으로 계약서를 작성했고, 각자의 법인 계좌를 통해 돈을 송금했기 때문에 관련 내역이 모두 남아있다”고 말했다. 나 대표는 돈을 건넨 이후인 2015∼2016년 분양대행업체 이 대표의 소개로 남 변호사를 수차례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나 대표는 “20억 원 외에 현재 논란이 되는 화천대유 관련자 등 누구에게든 (별도의) 돈을 건넨 것은 목숨을 걸고 없다”고 말했다.

해당 금액의 성격을 둘러싼 논란이 일 수 있다. 특히 A사가 돈을 건넨 2014년 말∼2015년 3월 사이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대장동 개발사업의 민간 시행사를 공모하던 시기였다. 화천대유는 2015년 2월 설립됐고 다음 달인 그해 3월 27일 화천대유 측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화천대유는 2016년 도시기반시설 조성을 위한 건설업체 선정 절차를 진행했지만 이 과정에서 돈을 건넨 A사는 선정되지 않았다. 나 대표는 “토목공사가 시작됐는지도 몰랐고, 이후에 우리 회사가 빠지게 된 걸 알고 화가 많이 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나 대표는 남 변호사, 이 대표 등과 3자 대면을 하면서 토목 사업권을 요청했지만 남 변호사는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가 사업권을 쥐고 있어 나는 힘이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한다. 이후 A사 측은 돈을 받아간 분양대행업체에 수차례 내용증명을 보내 항의했고 결국 20억 원은 돌려받았다.

A사와 달리 분양대행업체인 B사는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화천대유가 부지를 확보한 네 군데의 아파트 단지에서 2018년 진행한 분양대행 업무를 모두 독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B사의 이 대표는 분양대행업체와 별도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유리 관련 코스닥 상장사를 운영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업체는 2014년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박 전 특검은 화천대유의 고문직을 맡았고 딸은 화천대유 직원으로 근무했다. 동아일보는 이 대표의 해명을 듣기 위해 접촉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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