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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번 돈으로 이자를 갚지 못한 ‘한계기업’이 100곳 중 15곳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코로나19 충격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매출은 2년 연속 감소하는 등 역대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한국은행은 향후 충격 발생 시 한계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후보 기업이 늘어난 만큼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2021년 9월)’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이 외부감사기업 2만2688곳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한계기업 비중은 15.3%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0년 관련 통계 편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으로 이자 등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라는 것은 기업이 한 해 동안 번 돈으로 이자 조차 감당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계기업 중 취약상태가 4년 이상 지속된 장기 존속 취약기업 비중은 9.3%로 과거 5년(2015~2019년) 평균(9.6%)을 소폭 하회했다. 반면 지난해 비(非)한계기업이지만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취약기업의 비중은 19.9%로 과거 5년 평균 16.6%를 다소 상회했다.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영업손실 등으로 지난해 처음으로 취약기업이 된 비중도 14.8%로 과거 5년 평균(11.7%)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한계기업 차입금은 전년대비 9조1000억원 늘어난 124조5000억원이었다. 외감기업 총차입금 대비 비중은 전년대비 0.6%포인트 상승한 15.6%였다. 한계기업의 기업당 평균 차입금은 대기업 1509억원, 중소기업 164억원으로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10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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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계기업으로 새로 진입한 기업은 1175개로 전년(1077개) 보다 크게 증가했으나 이탈한 기업이 더 많이 늘면서(838개→1185개) 전체 한계기업 수는 3465개로 소폭 줄었다.
신규 진입한 한계기업들은 차입금의존도와 평균 차입비용이 높아진 가운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반면 이탈 기업들은 이자보상배율 개선(+59개)보다 외부감사 대상 제외 혹은 합병 등으로 표본에서 이탈한 경우(+288개)가 더 크게 증가했다.
한계기업의 매출액 하락폭도 전년(-2.4%)보다 더 떨어진 -4.5%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2년 연속 마이너스를 지속하면서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한계기업은 수익성, 단기 유동성, 장기 지급능력에서도 비한계기업에 비해 크게 열악한 상태를 지속했다.
한계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19년 -5.2%에서 지난해 -7.4%로 악화됐다. 이는 기업들이 1000원 어치의 물건을 팔았을 때 세금을 빼고 7.4원 적자를 기록했다는 것을 뜻한다. 반면 비한계기업은 4.1%로 나타나 전년(4.3%)와 큰 차이가 없었다. 한계기업의 유동비율(72.1%) 및 자기자본비율(19.9%)도 비한계기업(각각 133.1%, 45.0%)에 비해 크게 낮아 유동성 및 신용 위험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2018년 이후 한계기업 비중이 증가세를 보이는 데다 대기업의 한계기업 진입이 증가하고 기업당 평균 차입금이 중소기업의 약 10배에 달하는 점 등에 비추어볼 때 한계기업 차입금의 부실에 따른 금융기관 자산건전성 저하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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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