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디맨-화이트데이-경고-디스트릭트 666
22일 개봉한 ‘캔디맨’과 다음 달 개봉할 예정인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 ‘경고’(위 사진부터). ‘가을 공포 영화’가 줄줄이 개봉하며 ‘공포영화=여름’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유니버설픽처스·제이앤씨미디어그룹·제이브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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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 극장가에 공포영화 풍년이 들었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2일 미국 영화 ‘캔디맨’ 개봉을 시작으로 한국 영화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 영국 영화 ‘경고’, 캐나다 영화 ‘디스트릭트 666: 영혼의 구역’(가제)이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첫 테이프를 끊은 ‘캔디맨’은 영화 ‘겟아웃’ ‘어스’로 흑인 차별 문제를 다루며 공포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조던 필 감독이 공동 각본과 제작을 맡은 작품. 거울을 보고 ‘캔디맨’이라고 다섯 번 부르면 나타나는 흑인 남성 살인마 ‘캔디맨’ 이야기를 다룬다. 1993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에서 소재를 가져왔다. 영화 속 시대 배경은 현재 시점에 맞게 재구성했지만 흑인에 대한 차별과 폭력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점은 같다. 영화는 죽음을 부르는 사나이 캔디맨이 세상에 나타나게 된 원인은 흑인 차별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공포라는 장르를 빌려 뿌리 깊은 사회 문제를 은유해내는 필 감독의 특기가 빛을 발한 것.
다음 달 6일엔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가 개봉한다. 영화는 올해 발매 20주년을 맞은 국산 PC 패키지 공포 게임 ‘화이트데이: 학교라는 이름의 미궁’을 원작으로 한다. ‘사일런트 힐’ ‘수퍼소닉’ ‘몬스터 헌터’ 등 게임이 원작인 해외 영화는 많았지만 한국 영화로는 이례적이다. 이 작품은 기이한 현상을 일으키는 악령으로부터 친구들을 구하기 위한 사투를 그린 공포 판타지물로 고등학교가 배경이다. 10, 20대를 겨냥한 학원물이 귀해진 시기여서 이들의 관심을 얼마나 이끌어낼지가 흥행의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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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여름영화’라는 통념과 달리 공포영화가 가을에 연이어 개봉하는 이유로 여름 영화시장엔 저예산 B급 영화가 다수인 공포영화가 설 자리가 없다는 점이 꼽힌다. 실제 올여름엔 텐트폴(많은 제작비와 유명 배우 출연 등으로 큰 흥행을 기대하는 작품)로 분류되는 ‘모가디슈’ ‘블랙 위도우’ ‘싱크홀’ ‘인질’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등 국내외 대작들이 개봉하면서 공포영화가 경쟁 대열에 끼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수기인 추석 연휴 이후에 개봉하는 방식을 택해 ‘비수기 잭팟’을 노린다. 특히 개봉일을 10월 중순 이후로 잡은 작품들은 공포영화의 주 관객층인 중고교생과 대학생의 중간고사가 끝나는 점을 고려했다. 10, 20대 관객들의 입소문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는 시점을 겨냥한 것이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공포영화는 여름’이라는 공식은 여름 영화시장이 블록버스터 영화로 포화되면서 더 이상 성립하지 않게 됐다”며 “향후 블록버스터 개봉이 덜 집중되는 시기인 봄이나 가을을 노린 ’공포영화 틈새 개봉’이라는 새로운 공식이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