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호주 ‘오커스’ 출범 이틀만에 中-러 주도 회의서 “내정간섭 안돼” 中, ‘경제동맹체’ CPTPP 가입 신청 美-英 가입 움직임 의식해 선수쳐… ‘경제까지 집중 견제’ 방어 포석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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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사진) 중국 국가주석이 17일 화상으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다른 나라에 대한 설교나 내정 간섭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각국이 자기 나라 실정에 맞는 발전 방식과 통치 모델을 찾는 걸 지지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이 미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신장과 티베트의 소수 민족, 홍콩 민주화 세력 등에 대한 인권 탄압을 문제 삼고 있는 조 바이든 행정부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시 주석의 발언은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영국, 호주와 3자 외교안보 협의체 ‘오커스(AUKUS)’를 출범한 지 이틀 만에 나온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 주도로 2001년 출범한 SCO는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인도 등 8개국이 참여해 오던 정치·경제·안보 협의체인데 이날 이란이 9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시 주석은 이날 “다른 나라를 향해 턱짓하듯 설교하는 태도는 용납할 수 없다”며 “어떤 구실로도 외부 세력이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시 주석은 ‘일시적으로 강하고 약한 것은 힘에 달렸지만, 천년의 승부는 이치에 달려 있다(一時强弱在於力, 千秋勝負在於理)’는 중국 유명 극작가 차오위(曹(옹,우)·1910∼1996)의 말을 인용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때는 우월한 지위나 패권을 동원한 괴롭힘 등으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전날 중국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신청했다. 중국 상무부는 16일 성명을 통해 뉴질랜드에 CPTPP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뉴질랜드는 올해 CPTPP 협정문 기탁국이다. CPTPP는 미국이 2017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한 뒤 일본, 호주, 캐나다 등 나머지 11개 나라가 이름을 바꿔 2018년 12월 새로 출범시킨 경제동맹체다. 전체 회원국 경제 규모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3%, 교역량의 15%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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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