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들의 슬기로운 조직생활’ 박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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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직무 경험이 없는 관리자가 모르는 걸 모른다고 하지 못하고 부하직원을 애먹게 하는 경우가 있어요.”(활동명 이 과장·39)
“이 과장이 한번 부장 돼 봐….”(김 부장·48)
‘김 부장’이 ‘이 과장’에게 조용히 던진 한 마디에 일순간 멤버들의 박장대소가 터졌다. 이 과장이 “모르는데 아는 척하는 것보다 차라리 아랫사람한테 도와 달라, 같이 하자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상사가 더 믿음직하다”고 부연하자 김 부장도 이내 “맞다. 관리자도 새로 맡은 직무라 모를 수 있다는 게 공유되고 나면 일이 더 잘 풀리더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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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1일 자기계발서 ‘회사에서 나만 그래?’(콜라주)를 펴냈다. 여성 직업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하게 되는 26가지 문제를 엄선해 현실적인 답을 담았다. 7일 김 부장과 이 과장, 박 사원, 박 PD를 줌 화상회의로 만났다.
“직장 상사의 ‘갑질’에 아주 힘들어 하시던 청취자가 ‘수렁에 빠진 신입사원에게 한 줄기 희망과 같은 방송이다’라는 반응을 남겨주신 적이 있어요. 그런 소감을 전해주실 때마다 큰 보람을 느껴요.”(박 PD)
3년 반을 넘긴 팟캐스트는 어느새 164회를 맞았다. 이쯤 되면 직업인으로 살며 맞닥뜨리는 거의 모든 문제를 다뤘을 법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언니들’도, 청취자들도 고민이 계속해서 변한다고 한다. 과거 김 부장과 또래 청취자들은 남성 위주의 계급 사회에서 소수파로 살아가는 데서 오는 고민이 컸다면 지금 이들의 고민은 ‘80년대생이 온다’라고. 김 부장은 “여성 관리자로 살며 남성 동료들보다 늘 위기감이 컸는데, 이제 80년대생 부장, 임원이 슬슬 생기니 그 위기감이 훨씬 가중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언니들의 슬기로운 조직생활’ 박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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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신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이다. 기존의 논의가 조직생활에 쏠려 있었다면 이를 퇴사 이후의 삶, 싱글 직업인의 모습 등 전반적인 삶의 양태로 확장해보자는 것.
“지금 젊은 세대들이 조직을 이해하고 있는 방식대로 조직과 사회가 변할 거라고 생각해요. 좀더 젊은 직업인들을 이해해보고자 하는 게 저희의 다음 목표입니다.”(박PD)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