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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제 미래가 너무 궁금해요.”
17년 동안 정들었던 태극마크를 내려놓은 ‘배구여제’ 김연경(33·중국 상하이 광밍)의 목소리에선 아쉬움보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렘이 읽혔다. 자신이 언급한 지도자, 행정가, 방송인 세 갈래 길을 모두 도전해보는 것 어떠냐는 사회자의 물음에 김연경은 “몸이 세 개는 돼야 할 것 같다”며 특유의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2020 도쿄 올림픽 한국 여자배구 4강 진출의 주역 김연경이 6일 취재진 30여 명과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달 국가대표 은퇴 선언 후 첫 공식 석상에 섰다. 올림픽 뒤 회복 훈련 외에도 TV 출연과 CF 촬영 등을 이어온 김연경은 “최근에 보쌈 집을 갔는데 누군가 계산하고 가셨다. (배구팬 관심에 대해) 많이 실감하고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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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비롯해 센터 양효진(32), 김수지(34) 등 베테랑들이 줄줄이 은퇴를 선언한 여자배구 대표팀의 미래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김연경은 “주니어 육성을 위한 보다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할 것 같다. 청소년 대표가 성인 대표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겨울훈련을 지원하는 등 그저 눈앞에 놓인 대회가 아닌 올림픽 같은 큰 대회를 목표로 장기적인 계획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도쿄 올림픽에 막내로 출전한 데 이어 지난달 한국배구연맹(KOVO)컵 대회에서 최우수선수(MVP)상을 타며 자신의 뒤를 이을 국가대표 레프트로 지목된 정지윤(20)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김연경은 “자신의 강점인 파워풀한 공격력 외에도 레프트에게 필요한 리시브, 수비까지 다 갖추기는 쉽지 않다. 아직 10 중에 1도 시작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