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스 그룹 3인 인터뷰. 이들은 ‘프리워커스’라는 책을 올해 초에 출간하며 즐겁게 일하는 법, 퇴사하고 자유로워지는 법 등을 소개. 유튜브 ‘모tv’라는 채널을 만들어 퇴사부터 창업 과정을 소개. 물건을 판매하지 않고 ‘메시지’를 판매한다는 콘셉트
네이버 라인프렌즈 사내 한 팀에서 브랜드경험 기획자, 디자이너로 일하며 비슷한 고민을 나누던 세 사람은 결국 퇴사를 결심한다. 큰 울타리를 벗어나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밖으로 나오고 나니 비로소 문제가 보였다. “우리는 일을 싫어하던 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일을 미칠 듯 좋아한다. 다만 일하는 태도가 조금 달랐을 뿐.”
주체적으로 일하고 싶어 ‘모빌스 그룹’이라는 회사를 세운 ‘MZ세대 윗자락’ 모춘(38), 소호(35), 대오(37)를 2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세 사람은 본명 대신 별명을 쓴다. “주체적으로 일 하자는 다짐을 담아 새 이름을 지었어요. 본명을 쓰면 왠지 노예근성이 다시 나올 것만 같아서요. 회사가 망하면 본명으로 되돌아가야죠.”(모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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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콘텐츠를 처음 접한 이들은 여전히 “그래서 뭐하는 회사인데?”라고 묻는다. 분명히 뭔가 인기는 있는데 정체는 잘 모르겠다는 것. 소호는 “한 마디로 일하는 방식을 실험하는 크리에이티브 그룹”이라고 했다.
세 사람이 시작한 모빌스 그룹은 현재 구성원이 7명이다. 규모가 커지며 네 명의 직원을 뽑았는데 모두 ‘MoTV’ 구독자 출신이다. 30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뚫었단다. 부하 직원보다는 일하는 태도가 잘 맞는 동반자를 채용한 느낌이다. 회의는 ‘수다 타임’에 가깝다. 소호는 “주체성, 솔직함, 유머, 끈기를 봤다. 함께 일할 땐 성과보다 개인 성향이 더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대오는 “저희도 학점이 안 좋다. 이력서에서 수치화된 점수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며 웃었다.
셋은 마치 업계서 ‘슬로 푸드’ 같은 존재다. 천천히, 오래 음미해야 이들이 전하는 가치와 메시지에 공감할 수 있다. 최근 브랜드업계서는 모빌스 그룹이 가장 자주 언급될 만큼 이들의 이야기가 갖는 파급력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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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