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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대에 태극기 3장이 동시에…탁구 삼총사 준결승 진출

입력 | 2021-08-27 21:28:00

왼쪽부터 남기원(55·광주시청), 주영대(48·경남장애인체육회), 김현욱(26·울산장애인체육회). 사진공동취재단


“4강 가면 한국 선수, 누구든 만난다고 생각했다.”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탁구 시상대에 태극기 3장이 동시에 나부끼게 됐다. 남자 탁구 개인전(TT1)에 출전한 남기원(55·광주시청), 주영대(48·경남장애인체육회), 김현욱(26·울산장애인체육회)이 나란히 준결승에 진출했다. 같은 등급 탁구 대표팀 세 명이 26일 8강에서 모두 승리 소식을 전한 것. 준결승 진출의 나머지 한자리는 매튜 토마스(29·영국)가 차지했다.

도쿄 패럴림픽은 3, 4위전 없이 준결승에만 진출하면 동메달을 확보한다. 순위에 앞서 시상대 자리를 이미 예약한 이들 네 명은 28일 오후 1시 결승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남자 탁구 개인전 TT1 결승전은 30일 열린다.

한국 선수가 세 명이다 보니, 우리 선수 끼리 맞대결을 벌인다. 김현욱과 토마스가 대결하고 옆 테이블에서 남기원과 주영대가 네트를 마주한다. 남기원과 주영대는 2016 리우 패럴림픽 4강에서도 맞대결을 펼친 사이다. 2016 리우에선 풀세트 접전끝에 주영대가 남기원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재격돌을 앞둔 남기원은 “리우와 똑같은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웃으면서도 “메달은 한정되어 있다. 당연히 설욕하고 싶다”라고 눈빛을 반짝였다.

이미 승리법도 그려두었다. 남기원은 “서로의 장단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실수를 줄이면 이긴다. 내가 할 거 잘하고 먼저 실수하지 않으면 된다”고 했다. 특별한 비법은 아니다. 이는 대척점에 서게 된 주영대도 마찬가지다.

세 선수 중 맏형 남기원은 이미 1차 목표를 이뤘다고 했다. 그는 “우리의 1차 목표가 태극기 세 장을 거는 것이었다. 그걸 이루게 됐다. 한 체급(TT1)에서 태극기 3장이 한 번에 올라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 없었다”라며 방긋했다.

한국 탁구가 강한 이유가 있다. 남기원은 “우리 체급이 세계적으로 탄탄하다. 양궁처럼 국내 순위가 세계 순위와 비슷하다”라고 했다. 남기원의 설명처럼 도쿄무대에 진출한 탁구 대표팀은 국내에서 치열한 경쟁끝에 패럴림픽에 출전했다.


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