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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에 1122단어 암기…‘기억력 챔피언’이 밝힌 비결

입력 | 2021-08-26 20:00:00

세계 기억력 챔피언 안드레아 무찌. 페이스북 ‘Andrea Muzii’ 갈무리


1122개 단어를 15분 만에 암기한 기억력 대회 우승자가 자신은 천재가 아니며 뛰어난 기억력은 모두 후천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24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라 리퍼블리카에 따르면 이탈리아 로마 출신의 안드레아 무찌(22)는 지난 16일 아시아 오픈 메모리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해 7개의 세계 기록, 7개의 유럽 기록, 30개의 이탈리아 국내 기록을 보유한 세계 기억력 챔피언이 됐다.

17살 때 취미로 큐브를 맞추며 점차 기억력이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는 그는 지금까지 매일 3시간을 투자해 기억력 향상을 위한 훈련을 한다고 전했다.

그가 공개한 훈련 방법의 하나는 고대 로마인들이 장시간 웅변을 할 때 활용했다고 알려진 암기법 ‘기억의 궁전’이다.

이는 우리가 집에 있는 방의 위치와 가구 배치 등을 쉽게 기억하는 것처럼 머릿속에 가상의 공간을 설정하고 그곳에 필요한 정보를 배치해 적재적소에 떠올리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숫자 ‘134’를 기억해야 한다면 먼저 머릿속으로 가상의 공간과 그곳을 어떻게 이동하며 암기를 할 것인지 경로를 구상한다.

그다음에는 경로에 따라 ‘현관문에는 카드 1, 문을 열고 들어간 신발장에는 카드 3, 걸어 들어간 주방의 냉장고에는 카드 4가 붙어있다’라는 방식으로 암기를 하는 것이다.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무찌. 페이스북 ‘Andrea Muzii’ 갈무리

꾸준한 훈련 덕분에 그는 이번 대회에서 1122개의 단어를 15분, 455장의 그림은 15분, 1829장의 카드는 1시간 만에 암기해내는 기억력을 자랑했다.

그는 “대회는 원래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자택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며 “세계 각국에서 모인 참가자들의 시차 때문에 준결승을 새벽 3시, 결승을 오전 9시에 진행해 컨디션 조절이 어려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현재 개인 블로그와 온라인 강의를 통해 사람들에게 기억력을 향상하는 방법을 전하고 있는 그는 “기억력이 거의 없는 사람들과 기억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코스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