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민캠프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책 마련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8.12/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 ‘탄핵’ 언급에 이준석-윤석열 갈등 최고조
윤석열 캠프 정무실장인 신지호 전 의원은 11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경선준비위원회가 추진 중인 대선 후보 토론회를 비판하며 “당 대표 결정이라고 해도,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것이면 탄핵도 되고 그런 것 아니냐”고 했다.이 대표 측은 12일 “이쯤 되면 막가자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탄핵 이야기를 드디어 꺼내는 것을 보니 계속된 (당 경선준비위원회 행사) 보이콧 종용과 (지도부) 패싱 논란, (그동안) 공격의 목적이 뭐였는지 명확해진다”며 “경선 과정에서 당내에서 이런 일 터지면 어찌어찌 봉합해도 본선에서 터지면 나락”이라고 비판했다.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도 “대표를 흔들고 가로막아서 도대체 무슨 이익이 있다고 이런 망발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유감을 표명하거나 사과를 한 건 아니다. 대선후보 토론회 참석 여부를 물었지만 명확한 답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측의 토론회 참석을 재차 압박하며 갈등의 불씨를 남긴 것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News1
● ‘이준석 리스크’ 현실화 우려
문제는 폭발한 양측의 갈등이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6월 29일) 전후부터 누적돼 왔다는 점이다. 당시 이 대표는 “경선버스는 8월 예정대로 출발할 것”이라고 끊임없이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압박했고, 윤 전 총장은 “중도, 이탈한 진보 세력까지 아울러 압도적 정권교체를 하겠다. 입당 여부를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렇게 누적된 갈등 요인이 많은 탓에 충돌은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도 있다. 특히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의원이 많은 재선 그룹에선 “이 대표가 무리하고 있다는 건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면서 이 대표를 비판하는 성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경북 상주에 있는 이 대표를 찾아 경준위 권한 문제와 당내 분란에 대해 논의했다.
당내에선 “(경쟁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 계파 출신의 이 대표에 대해 윤 전 총장 측의 근본적인 의구심이 있는 상태에서, 자기 정치 욕구가 강한 이 대표가 ‘당 중심 경선’ 드라이브를 걸자 양측이 정면충돌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당내 기반이 약한 윤 전 총장이 당내 세력을 규합하는 과정에서 이 대표를 자극한 측면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보수진영이 당 대표와 유력 대선주자의 갈등으로 자중지란에 빠지는 게 아니냐”고 우려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