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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 폐막일을 포함해 이틀간 실시된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의 지지율이 내각 출범 후 가장 낮은 20%대로 떨어졌다. 스가 정권이 기대를 걸었던 올림픽 개최에도 불구하고 민심이 떠나고 있는 것이다. 스가 총리가 총리를 그만했으면 좋겠다는 비율도 60%나 됐다. 가을 총선거를 앞둔 상황이어서 스가 정권에 ‘빨간불’이 켜진 형국이다.
아사히신문이 7일과 8일 전국 성인 1395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스가 내각 지지율은 28%였다. 스가 총리가 취임한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다. 올림픽 개최 직전인 7월 조사 때(31%)보다 3%포인트 더 낮다. 아사히는 “정부와 여당은 올림픽을 통한 정권 띄우기에 기대를 걸었지만, 생각한대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석했다.
올림픽이 8일 끝난 것을 감안하면 이번 설문은 올림픽 열기가 반영된 사실상 첫 조사다. 일본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27개를 따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여론조사가 시작된 7일에 이미 금메달 27개를 딴 상태였다. 이를 감안하면 ‘올림픽 프리미엄’도 조사 결과에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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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은 여전히 낮은 평가를 받았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평가한다’는 응답은 23%에 그쳤다. 올림픽 개회식 날(7월 23일) 일본 전국 감염자 수가 4225명이었는데, 폐회식 날 1만4472명으로 늘어난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치권에는 암묵적인 ‘지지율 20% 룰’이 있다. 지지율이 그보다 밑으로 떨어지면 국민의 신임을 받지 못한다고 판단해 총리를 교체한다. 현재 스가 총리는 ‘위기 알람’이 울리기 시작하는 지지율 20%대 위기에 놓였다. 7년 8개월간 이어져 온 2차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때 내각 최저 지지율 29%(2020년 5월)보다 더 낮다.
스가 총리 임기는 9월 30일까지다. 아사히가 ‘스가 총리가 자민당 총재 선거에 재선해 총리를 계속했으면 좋겠느냐’고 질문하자 ‘계속했으면 좋겠다’가 25%, ‘계속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60%로 조사됐다. 스가 총리와 그의 내각이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하면 집권 자민당 내에서 “총리를 교체한 상태에서 총선거를 치르자”는 주장이 강해질 수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올림픽을 치른 뒤 정권에 대한 역풍은 오히려 커지는 느낌조차 있다”며 “정부와 여당 내에서는 헛수고를 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9일 전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