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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기록 쏟아내는 ‘도쿄 스타디움 트랙의 비밀’

입력 | 2021-08-04 03:00:00

[도쿄올림픽] 허들 400m 1, 2위 모두 세계신기록
1일 100m에선 유럽 신기록도 나와
제조사 “트램펄린 같은 표면 완성”
선수들 “움직임 흡수해 되돌려준다”



“잇단 세계신, 올림픽 사상 최고 경기” 노르웨이 카르스텐 바르홀름(왼쪽)과 미국의 라이 벤저민이 3일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400m 허들에서 역주하고 있다. 바르홀름은 사상 처음으로 46초대 벽을 깨며 자신이 한 달 전에 작성한 세계기록인 46초70을 0.76초 앞당겨 45초94의 세계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벤저민도 46초17로 세계기록을 세웠지만 탄생하자마자 2위 기록이 됐다. 이 경기는 두 선수의 치열하면서도 화려한 기록으로 ‘올림픽 역사상 최고의 경기’라는 평가를 받았다. 도쿄=AP 뉴시스


3일 일본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육상 남자 400m 허들 경기에서는 1, 2위 선수가 모두 기존 세계기록을 경신했다. 노르웨이 카르스텐 바르홀름(26)이 자신이 갖고 있던 세계기록(46초70)을 1초 가까이 줄이며 45초94로 들어왔고, 2위 라이 벤저민(25·미국) 역시 46초17을 기록했다. ‘번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의 은퇴 이후 관심이 줄어들 것이라 우려되던 육상 종목이었지만 이 경기를 두고 기자회견장에서는 ‘볼트의 100m 경기를 누른 올림픽 역사상 최고의 경기’라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달 31일 여자 100m에서 10초61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일레인 톰프슨헤라(29·자메이카)는 세계기록과 0.12초 차로 근접한 기록을 세운 뒤 “세리머니만 안 했어도 더 빠르게 뛸 수 있었다”고 말했다. 1일에는 이탈리아의 라몬트 마르첼 제이컵스가 남자 100m에서 유럽 신기록(9초80)을 찍고 볼트의 후계자 자리를 꿰찼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대회 육상 트랙·필드 경기에서 각종 기록이 쏟아진 배경에 선수들이 서 있는 ‘트랙’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올림픽을 포함해 역대 12차례 올림픽 육상경기장 트랙을 디자인한 몬도사(이탈리아)는 도쿄 경기장 트랙 표면 연구에만 약 3년간 공을 들였다. 이 회사의 국제 매니저 안드레아 발라우리는 “여러 소재와 다양한 종류의 고무를 실험해보는 과정에서 선수들을 상대로 선호도를 조사했는데 피드백이 다 같았다. 바로 도쿄 올림픽스타디움 트랙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선수들의 피드백을 통해 충격 흡수와 에너지 유지가 ‘트램펄린’ 같은 트랙 표면을 완성시켰다”며 “선수들 경기력 향상에 1∼2%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 400m 허들의 시드니 매크로플린도 “바운스를 느낄 수 있다. 선수들의 동작을 그냥 흡수하는 트랙도 있는데 이건 선수들의 바운스를 흡수해 다시 선수들에게 준다”고 말했다.

높이뛰기 우상혁 역시 1일 2m35로 한국신기록을 쓰며 한국 역대 육상 트랙·필드 올림픽 최고 성적(4위)을 기록한 뒤 “트랙을 작정하고 만든 것 같다. 어제 여자 100m도 그렇고 컨디션 좋은 사람이 금메달을 딴다. 다 트랙이 좋으니까 좋은 기록이 나오는 거다”라고 도쿄 스타디움의 트랙을 극찬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