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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정치 인생’ 오늘 결정된다…대법 ‘댓글조작’ 선고 경우의 수는

입력 | 2021-07-21 08:22:00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0일 오후 울산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2021 영남미래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7.20/뉴스1 © News1


포털사이트 댓글조작 혐의로 긴 시간 수사와 재판을 받아 온 김경수 경남도지사(54)가 21일 대법원 판단을 받는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이날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등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연다. 지난해 11월 대법원이 사건을 접수한 지 8개월 만이다.

김 지사는 드루킹 김동원씨 등과 공모해 2016년 12월부터 2018년 4월까지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 기사 7만6000여개에 달린 댓글 118만8000여개에 총 8840만여회의 공감·비공감(추천·반대) 클릭신호를 보내 댓글순위 산정업무를 방해한 혐의(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로 기소됐다.

또 6·13지방선거를 도와주는 대가로 김씨의 측근 도모 변호사를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에 제안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받는다.

공직선거법은 다른 혐의와 분리해 선고해야 한다는 대법 판례에 따라 1,2심은 두 혐의에 각각 형을 선고했다.

1심은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혐의에 징역 2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무죄를 선고하고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혐의에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업무방해 유죄 확정되면 지사직 박탈…피선거권도 제한

법률심인 상고심이 원심 판결에 법리오해 잘못이 없다고 보고 모든 혐의의 상고를 기각하고 판결을 확정하면 김 지사는 지사직이 박탈되고 재수감된다.

김 지사는 앞서 2심 재판을 받던 2019년 4월 보석을 허가받아 석방된 바 있다.

만약 대법원이 김 지사의 업무방해 혐의의 상고를 기각하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파기환송하면 최악의 상황을 맞는다.

이 경우 김 지사는 업무방해 혐의 유죄 확정으로 수감된 상태에서 공직선거법위반 혐의에 대한 재판을 받아야 한다.

앞서 2심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기 때문에 파기환송시 김 지사의 형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업무방해 혐의 유죄가 확정될 경우 김 지사는 향후 정치행보에 결정적 타격을 입게 된다.

공직선거법 19조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형이 실효(失效·효력을 잃음)되지 않은 사람은 피선거권(선거에 입후보해 당선인이 될 수 있는 권리)이 없다.

또 형의 실효에 관한 법률 7조를 보면 수형인이 형의 집행을 마치거나 집행이 면제된 날부터 일정기간이 지나야 형이 실효된다. 3년을 초과하는 징역·금고는 10년, 3년 이하의 징역·금고는 5년인데 김 지사는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다시 말해 징역 2년이 확정된다고 가정할 때 김 지사는 2년을 복역하고 5년이 흐른 7년 뒤에 피선거권이 생긴다.

파기환송심에서 공직선거법에 유죄가 선고된다면 피선거권 제한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 사실상 정치 생명이 끝나는 것이다.

피선거권과 별개로 이번 선고가 확정되면 김 지사는 지방공무원법에 따라 도지사직도 내려놔야 한다.

◇선거법 위반 무죄 확정, 업무방해 무죄취지 파기환송시 회생 가능성↑

김 지사가 기대를 걸 수 있는 것은 대법원이 공직선거법 무죄를 확정하고 업무방해 혐의만 파기환송하는 경우다.

대법원이 김 지사의 업무방해 혐의를 무죄취지로 파기환송한다면 김 지사는 공직선거법과 업무방해 등 기소된 모든 혐의에 무죄를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경우 ‘친문 적자’인 김 지사의 정치적 입지는 다시 커지게 된다.

그러나 대법원이 무죄취지가 아니라 심리가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파기환송하면 원심의 형이 유지되는 경우도 있어 김 지사는 형이 확정될때까지 한동안 사법리스크를 떠안아야 한다.

한편 지난 5월 대법관이 취임하고 김상환 대법관이 법원행정처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김 지사 사건의 재판부도 변경됐다.

기존 재판부는 김재형·민유숙·이동원·노태악 대법관으로 구성돼 있었으나 주심인 이동원 대법관이 3부에서 2부로 이동하면서 조재연 대법관과 천대엽 대법관, 민유숙 대법관이 사건을 함께 심리하게 됐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