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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정치학자 알고보니 이중간첩…유럽, 中스파이 주의보

입력 | 2021-07-14 16:55:00

영국 MI5 “외국 스파이 위장접근 적발, 1만 건 달해”



동아DB


영국 정보기관 MI5가 중국 스파이가 영국 사회의 핵심 기술을 훔친다며 경계령을 내렸다. 독일에서는 수십 년간 정보기관 첩보원으로 일한 요원이 중국의 이중 스파이로 기소되는 등 전 유럽에 중국 스파이 경계령이 확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켄 매컬럼 MI5 국장은 13일 런던 본부에서 가진 연설을 통해 “해외 스파이들이 영국 기업의 기술을 훔치고 불협화음을 일으키며 기반시설을 공격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의 스파이 활동을 테러리즘처럼 경계해야 한다며 “중국과 러시아는 서방 세계에 음모론을 퍼트리려는 편집증에 걸려있다”고 질타했다. 최근 적발한 해외 스파이의 위장 접근이 1만 건 이상이라고도 공개했다.

매컬럼 국장은 “스파이들이 영국 주요 대학과 연구기관이 생산한 결과물을 훔치고 거짓정보를 퍼트려 정치에도 개입하고 있다. 경제 피해뿐 아니라 인명 손실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2월에도 MI5는 언론인으로 위장해 스파이 활동을 벌이던 중국 정보요원 3명을 적발한 후 추방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취임한 매컬럼 국장은 25년 넘게 MI5에서 근무한 정통 정보요원이다. 2018년 러시아가 영국으로 망명한 옛 정보요원 세르게이 스크리팔 부녀(父女)에 대한 독살을 시도했을 때 해당 수사를 주도했다. 당시 영국 정부는 스크리팔 독살 미수에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고 밝혔다.

이달 7일 독일 정보기관 연방정보국(BND) 또한 원로 정치학자 클라우스 씨(75)를 중국 이중스파이 혐의로 체포했다. 정확한 성조차 알려지지 않은 그는 2010년 중국 상하이의 한 대학에 강연을 하러 갔다가 중국 정보기관에 포섭됐고 이후 10년 간 독일의 기밀정보를 중국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뮌헨의 유명 정치 씽크탱크 한스자이델재단의 고위직을 지낸데다 집권 기독민주당과도 긴밀하게 교류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EU,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본부가 위치한 벨기에 브뤼셀에서 활동하는 중국과 러시아 스파이만 450명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스파이 관련 사건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