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정문 전경 2020.6.1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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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에서 페이스북에 “피해자 코스프레 역겹다”는 표현을 써 논란이 된 구민교 서울대 학생처장이 12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구 처장은 이날 오전 총장 주재로 열린 정례 주간회의에서 구두로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사표를 제출했다.
지난 9일 소셜미디어에 고인이 갑질을 당했다는 노조의 주장을 반박하는 글을 올린 지 불과 3일 만이다. 구 처장은 해당 글이 논란이 되자 학교 측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의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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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처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런 상황에서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면서 “총장님이 사표를 반려하시더라도 이쯤에서 안하는 쪽으로 빠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에는 청소노동자 사망 관련 조사를 맡게 된 학내 인권센터가 학생처 소속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노조는 구 처장이 이끄는 학생처 소속인 인권센터의 조사를 신뢰할 수 없다며, 산재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공동조사단을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는 이르면 이날 오후 청소노동자 사망 관련 공식 입장문을 낼 예정이다. 해당 글에는 구 처장의 거취에 대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구 처장은 이후 개인 페이스북 계정에 자신의 사의표명과 관련한 입장문을 공개할 계획이다. 입장문에는 유족을 애도하고, 갈등을 키운 책임을 인정하는 한편, 상생을 촉구하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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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처장은 “‘피해자 코스프레 역겹다’ 부분은 정치권을 두고 한 말”이라며 “당연히 유족이나 다른 청소 노동자를 두고 한 말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해당 표현이 2차 가해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전날 ‘고인을 두 번 죽이는 망언’이라는 입장문을 내고 “공격과 혐오에 기반한 가해적 표현이다.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구 처장이 보직에서 물러나면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로 돌아가게 된다. 구 처장은 2010년부터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로 재임 중이며, 국제협력본부 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 2월 학생처장에 부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