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베라는 남자’로 뜬 프레드릭 배크만, 신작 ‘불안한 사람들’ 출간 인터뷰 59세 괴팍男 꿰뚫어본 특유 통찰로 어설픈 은행강도의 좌충우돌 그려 “인간 감정 탐구하는게 작가된 이유 모든 연령대 다양한 인물 다뤄볼 것”
프레드릭 배크만(왼쪽 사진)의 2012년 데뷔작 ‘오베라는 남자’는 스웨덴에서 영화화돼 2016년 국내에서도 개봉했다(오른쪽 사진). 이 작품에서 가장 괴팍한 인물로 가장 따뜻한 이야기를 선보인 배크만은 신작 ‘불안한 사람들’에서 인물의 내면을 한층 깊은 통찰력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다산책방 제공·영화 예고편 캡처
신작은 스웨덴의 ‘별로 크지 않은 어느 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새해를 이틀 앞두고 은행에 권총을 든 강도가 침입해 6500크로나(약 88만 원)를 요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현금 없는 은행에 들어와 돈을 요구한 것부터 영 어설펐던 이 강도는 범행을 포기하고 발길을 돌린다. 그런데 마침 순찰 중이던 경찰관을 보고 지레 겁을 먹곤 아파트 매매가 이뤄지는 오픈하우스(신축 아파트에 들어선 본보기집)로 도망친다. 그때 아파트를 둘러보고 있던 방문객 8명을 데리고 인질극을 벌인다.
배크만의 문학세계는 개인에서 관계로 확장되고 있다. 이번 소설에는 강도와 인질, 범인을 쫓는 경찰관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모두 다층적이고 서로 정교하게 얽혀 있다. 지난해 영어 번역본이 발매되자마자 미국 뉴욕타임스와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를 차지했다.
그는 2012년 데뷔 후 현재까지 중편소설 3편을 포함해 모두 9권의 소설을 펴냈다. 불안한 사람들의 소재를 어디에서 찾았는지 묻자 세 가지 기준으로 답했다. ‘첫째, 고전적인 코미디물을 쓰자. 둘째, 고전적인 밀실 미스터리를 쓰자. 셋째, 우리가 매일 마주치는 불안한 어른들끼리의 감정적 충돌을 다루자’다. 그는 “선택한 3개의 아이디어가 옳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배크만은 “평소 작품을 쓸 때 실제로 떠올리는 아이디어 10개 중 7개는 끔찍하고 3개 정도만 들어줄 만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7세 소녀부터 60대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과 정체성을 지닌 인물을 폭넓게 다뤄 온 배크만은 앞으로도 새로운 캐릭터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제가 지금껏 관심이 없었던 단 한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지난 작품들에서 그랬던 것처럼 모든 연령대의 다채로운 사람들을 소설의 주인공으로 삼아볼 생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