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 전 감독과 특별한 인연 이강인 “항상 진지하고 깊이 있는 가르침, 지금의 나 만든 뜻 깊은 첫 걸음” 김학범호 소집으로 빈소 못 찾아 “하늘에서도 계속 지켜봐 주세요”
“건강해지셔서 꼭 제 경기도 보러 오세요.”
‘꼬마 축구 천재’에서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 선수로 성장한 이강인(20·발렌시아)이 자신의 축구 인생 첫 스승을 잃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얼굴보다 더 큰 축구공을 걷어차던 6세 이강인에게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주역인 유상철 전 인천 감독(50)은 아버지, 어머니 같은 존재였다.
제주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올림픽 축구대표팀 훈련에 소집된 이강인은 7일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유 전 감독의 소식을 듣고 8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잊지 못할 추억과 추모의 글을 남겼다. 이강인은 한달음에 유 전 감독의 빈소를 찾고 싶은 마음이 크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라 올림픽 대표팀 일원인 이강인은 제주도를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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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 전 인천 감독과 이강인(오른쪽)은 2007년 KBS 예능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서 만나 스승과 제자의 인연을 처음 맺었다. 날아라 슛돌이 화면 캡처
이강인은 6세 때인 2007년 방송 ‘날아라 슛돌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유 전 감독을 만났다. 이후 그들의 인연은 계속 이어졌다. 이강인이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을 준우승으로 이끌며 골든볼을 수상하자 유 전 감독은 자신의 일처럼 지인에게 전화를 돌리고 누구보다 뿌듯해했다. 이강인이 발렌시아(스페인)에서 주전 자리를 잡지 못하고 벤치에 있는 날이 늘어나자 “팀이 이상하다”며 혼자 역정을 내기도 했다는 게 주변 사람들의 전언이다.
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발렌시아)에게 7일 세상을 떠난 유상철 전 인천 감독은 축구 인생의 첫 스승 같은 존재다. 유 전 감독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유튜브 콘텐츠 ‘유비컨티뉴’에서 췌장암 투병기를 공개했다. 당시 유비컨티뉴 3, 4화에서는 유 전 감독(오른쪽)과 이강인이 만나 함께 고기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유비컨티뉴 화면 캡처
이후 유 전 감독과 이강인이 극적으로 재회했고, 유 전 감독은 이강인에게 “선생님이 몸이 안 아팠으면 정말 스페인에 가려고 했다. 경기도, 훈련도 보고 너 사는 것도 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강인도 “제 감독님이 되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여전히 유 전 감독과의 인연을 놓고 싶지 않다. 이강인은 유 전 감독에게 마지막으로 이 말을 전했다. “지금 계신 곳에서 꼭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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