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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 가해 학생 90% “범죄라 생각 못 해”

입력 | 2021-05-27 03:00:00

서울시, 가해자 상담사례 분석
“큰일 생각 못해”-“장난”-“호기심” 順




디지털 성범죄 가해 청소년 10명 중 9명은 자신의 범죄를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의 재발 방지를 위해 가해자 상담을 진행해 왔는데 26일 상담사례를 분석한 내용을 공개했다. 서울시는 2019년 9월부터 초등·중학생 디지털 성폭력 가해자 상담 사업을 시행했다. 상담 대상은 91명이며 63%가 중학생이다. 디지털 성범죄로 학교폭력심의위원회에서 징계 명령을 받거나 교사, 학부모 등을 통해 시가 의뢰를 받은 학생들이다. 전문 상담원이 지난해 12월까지 한 명당 10차례 이상 상담을 했다.

조사 결과 △‘큰일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21%)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재미·장난(19%) △호기심(19%) △충동적(16%) △남들도 하니까(10%) △합의했다고 생각(4%) 등의 순이었다. 가해행위 유형으로는 △통신매체(43%) △불법 촬영(19%) △불법 촬영물 소지(11%) △허위 영상물 유포(6%) 등이다.

상담을 받은 학생들 중에는 불법 촬영을 하다가 지속적으로 적발된 사례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걸그룹과 음란물을 불법 합성하는 ‘딥페이크’를 의뢰한 사례도 있었다. 또 디지털 성범죄가 이뤄진 곳은 △SNS(41%) △온라인 사이트(19%) △메신저(16%) 순이었다.

김기현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 직무대리는 “아동·청소년들은 디지털 성범죄를 범죄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놀이 문화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시가 예방에서부터 피해자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원까지 통합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