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난에 서민들 고통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2019년 6월 셋째 주부터 이달 둘째 주(10일 조사 기준)까지 100주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 전세가격이 2014년 6월부터 192주 연속 상승한 이래 가장 오랜 기간 상승세가 이어지는 것이다.
○ 정부 정책 나올 때마다 전세가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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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정부 정책 실패가 매매가격 상승과 저금리로 오르고 있던 전세가격에 불을 질렀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서울 아파트 전세 중위가격 흐름을 살펴보면 정책 영향이 뚜렷하다. 2019년 12월의 경우 11월 자사고 및 특목고 폐지, 대출규제를 대폭 강화한 12·16대책의 영향으로 한 달 만에 전세 중위가격이 700만 원 가까이 올랐다. 지난해 7월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 직후 잠시 주춤했던 전세가격은 같은 해 10월 전월 대비 4000만 원 가까이 올랐고, 이후에도 꾸준히 올라 올해 3월 6억 원을 돌파했다. 2019년 6월 4억3009만 원에 비해 약 40% 오른 것이다.
○ 월세 비중 늘고 중저가 전세는 감소
실제로 임대차법 시행을 기점으로 월세가 많아지고 중저가 전세가 줄어드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 하반기(7∼12월) 전체의 27%에 그쳤던 월세 비중은 2020년 상반기(1∼6월)에는 28% 수준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개정 임대차법 시행 이후인 2020년 하반기 32%로 증가했고 올해 들어서는 34%를 넘겼다. 임대차법 전 전체 전세 거래의 80% 가까이를 6억 원 미만 전세가 차지했지만 임대차법 이후에는 70%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 재건축 이주 수요 많아 전세난 가중 우려
지난달에는 강남구와 마포구, 강동구 등 일부 지역 전세가격이 소폭 하락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마포구 마포프레스티지자이, 강동구 고덕 자이 등 대단지 아파트 입주로 공급이 일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분기(1∼3월) 1만1140채였던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분기 5659채, 3분기 7938채, 4분기 4919채 등으로 줄어들었다. 6월부터는 재건축을 추진 중인 반포주공1단지 등 4000여 가구의 이주가 시작된다. 보유세가 본격적으로 부과되면 집주인들의 세금 전가가 가속화할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광고 로드중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교수는 “규제 완화를 통해 민간이든 공공이든 공급 속도를 높여야 전세가 상승세를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새샘 iamsam@donga.com·김호경·정순구 기자